끝없는 실험·끝없는 실패, LG 불펜 지난해 모습은 신기루였나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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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불펜에 끊임없이 샘솟는 샘물이라도 있는 것 같았다.
이제 막 프로에 입단한 신인이 필승조를 맡아 세이브를 올렸다.
무명의 5라운드 지명 대졸 선수도 1군에서 등판할수록 기량이 늘었다.
그렇게 불펜 7명 전원 필승조를 이뤘다.
작년에는 그랬던 LG 불펜 얘기다.

올해는 아니다.
2군 투수 모두에게 1군 불펜 문이 활짝 열렸는데 누구도 안착하지 못한다.
2군에서 아무리 잘 던져도 1군에 올라올 수 없었던 지난해와는 정반대다.
전반기 86경기 내내 유영찬과 김진성을 보조할 투수를 찾았는데 아무도 없었다.
유영찬과 김진성을 빼면 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 4.61이 5.26으로 치솟는다.

후반기 첫 경기인 지난 9일 잠실 KIA전도 그랬다.
선발 케이시 켈리가 5이닝 5실점으로 고전하며 5회초까지 0-5로 끌려갔는데 5회말 2점을 냈다.
추격 흐름을 만들며 6회부터 불펜 테스트에 돌입했으나 이렇다 할 결과는 없었다.

입단 당시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상위 지명을 받은 김영준과 이상영은 6회초에만 4점을 헌납했다.
필승조로 기대한 이지강도 0.1이닝 2실점. 후반기 첫 경기에서 시행한 필승조 테스트는 또다시 실패다.
전반기 내내 그랬듯, 중요한 상황에 과감하게 임무를 맡겨봤으나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다.

마구잡이식 등판으로 볼 수는 없다.
오랫동안 2군에 머물렀던 김영준은 지난달 16일 대첩이었던 잠실 롯데전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최고 구속 시속 147㎞를 찍으며 실패한 1차 지명이라는 낙인을 지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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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영은 지난달 선발진 공백을 메웠다.
6월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13이닝을 소화해 평균자책점 2.08로 활약했다.
선발로 투구 수를 채우지 못한 상태로 급히 1군 마운드에 올라 기대 이상의 결과를 냈다.
이지강 또한 지난해부터 선발과 중간에서 두루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지속성이 없다.
성공과 실패의 경계를 넘어서지 못한다.
이상영이 그랬다.
6회초 1사 만루 최형우와 승부에서 결정적인 실투를 범했다.
까다로운 팔 각도에서 나오는 횡 무브먼트가 큰 슬라이더를 완벽히 활용하지 못했다.
슬라이더 두 개로 헛스윙을 유도했으나 5구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려 만루 홈런으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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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모든 카드를 소진한 것은 아니다.
6월부터 12경기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한 백승현. 다음주 1군 복귀 예정인 박명근도 있다.
함덕주도 7월말 혹은 8월초 복귀를 목표로 투구 프로그램에 돌입했다.
왼손 투수 중 가장 안정된 모습을 보인 김유영도 이달 내로 돌아올 수 있다.

투수는 무조건 다다익선이다.
타고투저 흐름인 올시즌은 특히 그렇다.
염경엽 감독의 머릿속도 리드 상황을 지킬 불펜 투수 5명 구상으로 가득 차 있다.
경기를 구원하는 투수가 곧 팀 전체를 구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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