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성 이탈에 월드컵경기장 흠뻑쇼까지…‘심기 불편’ 이정효 감독의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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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왜 자꾸 힘든 일만 일어나는지…”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은 최근 어려운 결정 하나를 내렸다.
공격의 핵심 엄지성의 스완지 시티 이적을 허락한 일이다.
광주 구단이 이적료를 놓고 줄다리기하는 분위기에서 이 감독은 엄지성의 손을 들었고, 결국 유럽행 길이 열렸다.
제자의 미래를 고려한 이 감독 특유의 ‘대인배’ 기질이 만든 결과였다.

올여름은 광주에 특수 상황이다.
광주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제시한 재정건전화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한 선수 보강이 불가능하다.
엄지성의 이탈은 엄청난 전력 누수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일이 또 있었다.
바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흠뻑쇼 행사였다.
지난 6~7일 열린 이 행사에는 약 3만명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잔디 위에 보호 장구를 설치하긴 했지만 이틀 내내 행사가 이어진 만큼 잔디 훼손은 불가피해 보인다.

행사를 앞두고 이 감독은 “월드컵경기장 잔디가 좋다.
2개월 후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경기를 해야 하는데 잔디가 상할 게 분명하지 않나. 정말 속이 불편하다.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면 좋겠는데 그럴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실 이 감독이 축구 외적인 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열악한 훈련장 환경으로 인해 훈련에 온전히 전념하지 못하다 최근 훈련장을 새로 만드는 일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니 재정건전화 규정에 발목을 잡혔고, 엄지성까지 팀을 떠나게 됐다.

이 감독은 2022년 광주 지휘봉을 잡은 후 곧바로 K리그1 승격을 이뤄냈고, 지난해에는 1부 리그에서 3위에 오르는 태풍을 일으켰다.
올해에는 지난해와 비교해 성적이 떨어지긴 했지만 완성도 높고 현대 축구에 가장 근접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도력은 여전히 인정받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광주 구단 환경은 이 감독의 역량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 감독은 주기적으로 새로운 미션을 받으며 진화하지만, 그 역시 사람이기에 지쳐가는 것도 사실이다.

이 감독은 “힘든 것은 사실이다.
언제까지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면서도 “그래도 만들어봐야 하지 않겠나. 내가 할 일이 있으니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악전고투 속 광주는 10일 울산HD와 K리그1 21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행으로 어수선한 울산을 상대로 순위 도약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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