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분 만에 울려퍼진 ‘잘가세요~’…머리카락 쭈뼛 선 박태하 감독 “끝나고 듣는 건 기분 좋았죠”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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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포항=강예진 기자] “머리카락이 쭈뼛 서더라고요. 끝나고 듣는 건 좋았어요.”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은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서 2-1 승전고를 울린 후 경기 도중 울려퍼진 ‘잘가세요~’를 들은 후 이렇게 말했다.
포항은 개막전이자 시즌 첫 동해안더비에서의 0-1 패배를 설욕했다.
승점 37을 쌓은 포항은 2위 울산(승점 38) 뒤를 한 점차 바짝 추격했다.
또 4연속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감과 동시에 2년 만에 홈에서 동해안더비 축포를 터뜨렸다.
박 감독은 “중요한 시점에서 울산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승리한 것에 대해 기쁘다.
오랜만에 홈에서 무승부가 많아 아쉬운 부분이 많았는데, 울산이라는 큰 산을 넘어 그 전의 아쉬움이 사라졌다.
선수들에게도 앞으로 경기를 치르는 데 자신감이 생긴 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중요한 시점에 따라가지 못하면 힘들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라이벌을 생각할 겨를은 없었다.
선수들이 너무 고생했고, 결과를 챙겼다.
큰 도움이 될 듯하다”고 덧붙였다.
시즌 첫 동해안 더비를 떠올린 박 감독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당시에는 정신 없이 준비하고 수비했던 기억 뿐이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1실점 밖에 안한 것에 대해 위안을 삼았다.
그 이후로 우리 선수들이 노력해서 성장했다.
조금씩 향상되는 경기력을 보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완전한 스쿼드가 아닌 울산을 상대로 이긴 건 행운”이라고 이야기했다.
경기 전 이호재와 홍윤상 등의 전방에 배치된 선수들의 득점을 바랐는데, 홍윤상과 이호재가 나란히 골맛을 봤다.
박 감독은 “확률이 높으니까 그런 말씀을 드렸다”고 웃으며 “예전에는 집중력이 떨어진 듯 보였는데, 최근에는 훈련할 때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슛이 눈에 많이 띄었다.
잘할 것이라 생각했다.
가장 큰 승리의 원동력은 초반에 일찍 득점했다는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 중인 어정원에 대해서는 “어떤 자리를 맡겨도 영리하게 하는 선수다.
어정원은 내가 원하는 수행 능력을 갖춘 선수다.
팀에 보물 같은 존재”라고 이야기했다.
포항 팬들은 전반 19분 만에 2골차 리드를 잡자 ‘잘가세요’를 열창했다.
박 감독은 “솔직히 위험했다.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선수들도 그런 상황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경기력에 영향력이 있을 듯한데...전달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웃으면서 “끝나고는 듣기 좋았다”고 했다.
우승에 대한 이야기에는 “아직까지는 절대 아니다.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지속한다면 우승에 대한 생각은 자연스레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포항을 사랑하는 팬들이 경기장에 와서 즐거움을 얻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좋은 경기력, 만족했다는 기분 좋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데에 보람있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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