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여제 보유국’ 韓 배드민턴, ‘금빛 파리’ 정조준… “모두가 金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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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들이 2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전혁진, 김원호, 안세영, 김소영, 공희영, 정나은, 채유정, 백하나, 이소희, 김가은, 서승재, 강민혁. 2024.06.25. [email protected]

박주봉, 방수현, 김동문, 라경민. 1990년대 국제대회를 휩쓸며 한국 배드민턴 부흥을 이끌었던 ‘황금세대’의 면면이다.
다만 아쉽게도 반짝이던 시대는 후발 주자들의 부재 속에 조금씩 힘을 잃어갔다.
그러나 영원한 전성기가 없듯, 영원한 암흑기도 없는 법. 새로이 등장한 ‘셔틀콕 히어로’들이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밝은 내일의 희망을 키웠다.
영웅들의 스매시가 수놓아질 파리 올림픽에서 짜릿한 명예회복을 꿈꾸는 한국 배드민턴이다.

◆찬란했던 과거

배드민턴은 1992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도입됐다.
남녀 단·복식, 총 4개의 금메달을 걸고 시작했으며, 1996 애틀랜타 대회부터 혼합복식이 도입돼 지금까지 5개의 세부 종목을 유지 중이다.

한국은 올림픽 배드민턴에서 역대 금메달 6개, 은메달 7개, 동메달 7개를 수확했다.
중국(금20·은12·동15)과 인도네시아(금8·은6·동7)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금메달이다.
국내 종목별 금메달 순위에서는 양궁(27개), 태권도(12개), 유도, 레슬링(이상 11개), 사격(7개)을 잇는 6위다.

1992 바르셀로나부터 남녀복식 금메달(박주봉·김문수-황혜영·정소영)을 독식하며 효자 노릇을 했다.
1996 애틀랜타에서는 유일한 단식 금메달리스트 방수현과 김동문-길영아 혼합복식 조가 금빛 스매시를 날렸다.
2004 아테네와 2008 베이징은 각각 김동문-하태권의 남자복식, 이용대-이효정 혼합복식 듀오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낭보는 거기까지였다.
2012 런던부터 내리막이 시작됐다.
원래 힘을 쓰지 못하던 단식은 물론 복식까지 무너졌다.
2020 도쿄까지 세 대회 연속 동메달 1개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자연스레 스포트라이트도 다른 종목들로 넘어갔다.

◆新 황금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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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25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질의?답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판을 뒤집을 스타플레이어의 등장이 간절했다.
바로 그 자리에 안세영이라는 ‘셔틀콕 여제’가 기적처럼 나타났다.
중학생 때 국가대표를 꿰찬 천재 소녀는 세계를 누비며 차곡차곡 경험치를 쌓은 끝에, 지난해 봉오리를 활짝 피웠다.


‘전설’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종목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 우승, 여자단식 세계 랭킹 1위를 장식했다.
여기에 세계선수권 단식 한국 최초 우승,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2관왕,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올해의 여자 선수 영예를 얻었다.
완벽한 대관식을 치른 그의 시선은 이제 파리로 향한다.

여자복식에도 강자들이 포진했다.
항저우 AG 은메달리스트 이소희-백하나 조(2위)는 올해 전영오픈,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휩쓸었다.
인도네시아 오픈에서는 상성을 뒤집고 랭킹 1위 천칭천-자이판 조를 잡는 쾌거까지 올렸다.
함께 출전하는 김소영-공희용 조(7위)도 2020 도쿄 동메달, 지난해 전영오픈 우승 등 굵직한 이력을 자랑한다.
여자복식 종목에서 한국 선수들끼리 맞붙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꿈꾼다.

‘2023 BWF 올해의 남자 선수’ 서승재는 각각 채유정, 강민혁과 조를 이뤄 혼합복식과 남자복식 모두 메달 사냥에 나선다.
두 종목 모두 세계랭킹 3위다.
여기에 혼합복식의 김원호-정나은, 남자단식의 전혁진까지 배드민턴 명예회복에 힘을 보탠다.

◆약속의 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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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대표팀을 이끄는 김학균 감독(가운데)이 25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드민턴 대표팀의 김학균 감독은 “1년 전 AG 당시 마음가짐과 지금이 또 다르다.
선수-지도자 간 신뢰도 굳게 쌓였고, 목표 의식도 투철하다.
배드민턴 역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내도록 준비 중이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해보겠다”는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사령탑은 “랭킹은 여자단식만 1위지만, 다른 선수들도 모두 톱4 안에 든다.
누가 금메달을 따도 무방하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파리를 향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또 “역대 배드민턴에서 2개 이상 금메달이 나온 적이 없다.
자신 있게 (금 2개를) 넘기겠다는 말보다는 도전하겠다고 말하고 싶다”는 대회 목표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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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대표팀의 안세영이 25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강자’ 명성에 걸맞은 금메달을 바라보는 안세영은 “(부상이 있었지만) 파리에서는 더 좋은 상황에서 뛸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이 있다”며 “올림픽 금메달이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퍼즐이다.
완벽하게 끼워넣을 수 있도록 모든 걸 다 바칠 생각”이라는 당찬 각오를 전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남자복식과 혼합복식 모두 우승을 빚어낸 또 한 명의 메달 기대주 서승재도 “세계선수권 당시보다 더 준비가 잘 되고 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 세계선수권처럼 뜻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미소지었다.

대표팀은 남은 기간 훈련에 매진한 후, 다음달 12일 파리로 향해 사전훈련캠프에 입소한다.
14명의 국가대표 선수단이 함께 파견돼 실전 훈련을 돕는다.
이어 22일 올림픽 선수촌 입촌을 알린다.
종목 예선전은 7월27일부터 시작되고, 8월2일 혼합복식을 시작으로 메달을 결정지을 결승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진천=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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