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3] 꽉 막힌 KT 혈 뚫어준 그 이름…'끝내주는 男' 배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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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단 한 방이 마법사 군단을 깨웠다.
프로야구 KT는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에서 3-0 승리를 거두면서 벼랑 끝에서 부활했다.
2패 후 소중한 1승을 따내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홈 2경기를 모두 잃는 최악의 시나리오와 함께 창원에 도착했다.
설상가상 NC의 뜨거운 기세에 고조된 창원 홈 팬들이 NC파크를 가득 메우며 PO 첫 만원 관중까지 KT를 에워쌌다.
여러모로 힘든 싸움을 펼쳐야 했다.
무엇보다 걱정은 답답했던 타선이었다.
기회를 만들어도 해결사가 나타나지 않았다.
경기 분위기를 손에 쥘 수 없었다.
앞선 2경기에서 단 한 순간도 경기를 리드해보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이 경기 전 인터뷰에서 연신 ‘초반’을 언급하며 목소리를 높였던 이유다.
마침내, 해결사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바로 배정대였다.
2회초에 이르게 승부의 추를 KT로 돌렸다.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태너 털리의 시속 122㎞ 슬라이더를 제대로 공략했다.
살짝 엉덩이가 빠지면서 스윙을 가져갔음에도 정확한 콘택트로 힘을 실어 기어이 좌측 담장을 넘겨냈다.
이번 PO, KT의 첫 리드가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꽉 막힌 혈이 뚫린 KT는 장점을 십분 발휘하기 시작했다.
선발 마운드를 지킨 고영표가 6이닝 무실점으로 뜨거웠던 공룡 타선을 완벽히 잠재웠다.
문상철이 쐐기 솔로포를 더해주자 뒤를 이은 손동현-박영현-김재윤 필승조가 1이닝씩 삭제해 귀중한 승리를 완성시켰다.
사진=뉴시스 |
‘끝내주는 남자’ 배정대의 한방이 그만큼 결정적이었다.
클러치 순간마다 경기를 매조짓는 한방을 터뜨려 특별한 별명을 가진 그는 이번 시리즈에서 상황을 가리지 않고 뜨겁다.
가장 컨디션이 좋은 KT 타자다.
1차전에서도 1득점으로 묶여 있던 팀에 4점을 선물하는 만루홈런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배정대는 “1차전부터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
PO 첫 안타가 에릭 페디 상대로 나온 게 컸다.
심적으로 편하게 다음 타석들에 설 수 있었다”며 자신의 컨디션을 설명했다.
이어 이날 결승포 상황에 대해서는 “태너가 주자가 있으면 투구가 빨라지는 걸 알았는데도 초구 치는 타이밍이 늦었다.
2구째는 뭔가 변화구가 올 것 같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그게 잘 맞아 떨어졌다”고 돌아봤다.
여전히 벼랑 끝 승부가 남아있어 마냥 웃을 순 없다.
하지만 윌리엄 쿠에바스-송명기의 선발 매치업 등을 고려해볼 때 희망은 있다.
이강철 감독도 “4차전만 가면 해볼만 하다”며 밝은 면을 보는 중이다.
배정대도 “감독님이 워낙 경기 운영을 잘하시지 않나. 감독님이 그렇게 보셨다면 선수들도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리버스 스윕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승리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원=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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