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골프史] 스코어 카드 오기로 메이저 우승 놓친 女 프로골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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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US 위민스 오픈에서 우승한 베시 롤스(중앙)와 스코어 카드 오기로 우승을 놓친 재키 풍(왼쪽 하단)이 시상식에 참석했다.
[사진=USGA]
지난주 한국 여자골프 메이저 대회인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 우승자인 노승희는 우승 직후 동료들의 물세례를 받았다.[사진=USGA]
스코어 카드 접수처로 향하는 길에는 "축하한다"는 말을 들었다.
스코어 카드 접수처에서는 김수지와 점수를 맞췄다.
김수지는 잘못 표기한 점수를 알려줬고, 노승희는 이를 인정하고 수정했다.
표정이 우승 퍼트 때처럼 굳었다.
잘못 제출하면 실격 처리되기 때문이다.
제출 이후 "문제없다"는 대한골프협회(KGA) 직원의 말을 듣고 나서야 환한 표정을 지었다.
골프 우승은 스코어 카드 접수 이후에 결정된다.
접수 전까지는 우승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메이저 대회에서 스코어 카드 오기로 실격한 역사상 유명한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
1957년 6월 29일(현지시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뉴욕주 마마로넥 윙드풋 골프클럽(파73)에서는 여자골프 메이저 대회인 US 위민스 오픈 최종 4라운드가 진행됐다.
베시 롤스, 패티 버그, 베티 힉스, 루이스 서그스 등 미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우승 경쟁을 펼쳤다.
그중 가장 빛났던 것은 재키 풍이다.
풍은 1라운드 5오버파 78타, 2라운드 2오버파 75타, 3라운드 이븐파 73타, 최종 4라운드 1언더파 72타로 6오버파 298타를 쌓았다.
롤스(7오버파 299타)를 1타 차로 눌렀다.
스코어 카드 접수처를 거쳐 자신의 차에 골프백을 실을 때까지는 우승 기분을 만끽했다.
풍은 주차장에서 실격 사실을 알았다.
최종 4라운드 파5 4번 홀에서 보기(6)를 기록했지만, 파(5)를 적었기 때문이다.
베티 제임스도 보기지만, 파를 기록했다.
두 사람 모두 실격이다.
풍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롤스의 우승을 바라봤다.
롤스는 우승 상금으로 1800달러(약 248만원)를 받았다.
풍은 "US 위민스 오픈에서 우승하는 것은 여자 골프에서 가장 위대한 일이다.
이번에는 내가 우승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골프는 규칙에 따라 플레이하는데 나는 규칙을 어겼다.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를 본 윙드풋 골프클럽 회원들이 풍을 위해 기금을 모금했다.
기금은 3000달러(약 413만원)가 됐다.
롤스가 우승으로 받은 상금보다 1200달러(약 165만원) 많았다.
풍은 1964년 은퇴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일정에서는 5승을 거뒀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우승하지 못했다.
유명을 달리한 것은 2017년 95세로다.
반면 롤스는 이 우승 이후 승승장구했다.
투어 통산 55승(메이저 8승)을 기록했다.
1961년에는 LPGA 회장이 됐다.
은퇴는 1975년이다.
아주경제=이동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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