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의 결의… “한화에서 팬과 함께 우승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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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취임식서 포부
2026년까지 총액 20억 계약
김인식·김응용·김성근 이어
4번째 ‘김씨 명장’에 기대감
그간 KS 준우승만 4번 그쳐
“강속구 투수 많아 미래 밝아
선수 믿고 소통 많이 할 것”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


프로야구 한화를 이끌 새 사령탑에 선임된 김경문(66) 감독이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밝힌 포부다.
김 감독은 현재 8위(24승1무32패)인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내 색깔을 내기보다 내가 해왔던 것이 있으니 거기에 한화의 장점을 접목시키겠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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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 불끈 김경문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이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주먹을 쥐어보이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김 감독은 지난달 27일 성적부진을 이유로 물러난 최원호 전 감독의 후임으로 2026시즌까지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5억원, 연봉 합계 15억원 등 총액 20억원에 한화의 제14대 사령탑에 올랐다.

2004년 두산의 사령탑으로 감독 생활을 시작한 김 감독은 2011년까지 6월까지 두산을 이끌었고, 이후 2011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 NC를 지휘했다.
통산 1700경기에서 896승30무774패(승률 0.537)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PS)에 10회 올랐고 한국시리즈(KS)에도 네 차례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KBO리그에서 통산 500승 이상 거둔 감독 13명 중 유일하게 KS 우승 트로피가 없는 사령탑이다.
김 감독 역시 취임사를 통해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현장을 떠나 있으면서 돌이켜보니 내가 잘했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2등이라는 것이 나 자신에게는 아픔이었다.
이곳 한화에서 팬들과 함께 우승하고 싶다”며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한화는 ‘명장들의 무덤’으로 불리기도 한다.
‘국민 감독’ 김인식 감독(2005~2009년)을 비롯해 KS 우승 10회에 빛나는 ‘우승 청부사’ 김응용 감독(2013~2014년), ‘야신’ 김성근 감독(2015~2017년)까지, KBO리그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3김’이 모두 한화를 지도했지만 우승은 언감생심이었다.
김인식 감독만이 2006년 KS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고, 김응용, 김성근 감독은 PS조차 가지 못했다.

김 감독이 ‘네 번째 김’으로 한화를 지도하게 됐다.
이런 한화를 지도하게 된 것에 대한 부담은 없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감독이라면 누구나 오래 잘하고 싶지만 성적이 안 나오면 그런 일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부담감을 느끼기보다는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펼치겠다.
미국에 가보니 많이 바뀌었더라. 그걸 가져와서 우리 선수들과 잘 풀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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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왼쪽부터), 김경문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 채은성이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전=뉴스1
김 감독은 2021년 도쿄 올림픽 대표팀 감독 이후 오랜만의 현장 복귀지만 최근까지도 미국 코치 연수를 다녀오며 야구 관련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소 무뎌진 현장감각을 되찾는 것이 관건이다.
김 감독은 “미국 마이너리그에 시속 150㎞ 이상 던지는 투수들이 많더라. KBO리그에도 그런 선수들이 한화에 특히 많다.
그래서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선수단을 대표해 주장 채은성과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참석해 김 감독을 환영했다.
특히 김 감독은 “2008년 (류)현진이와 같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도 따는 큰일이 있었는데 다시 만나니까 너무 기쁘다”면서 “아직 인사만 했다.
저녁에 차근차근 대화를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간 두산과 NC에서 김 감독은 뚝심과 믿음의 야구로 많은 선수들을 발굴해낸 것으로 유명하다.
고교 시절 뛰어난 타격 재능에도 주루와 수비가 약하다는 이유로 신인 지명을 받지 못해 신고선수로 입단했던 김현수(현 LG)를 믿고 기용해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키워낸 것이 김 감독이다.
김 감독은 “그런 마음은 한화에서도 변치 않으려고 한다.
선수를 믿게 되면 기회를 주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카리스마형 지도자로 알려진 김 감독이 젊은 선수들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 감독은 “예전보다 소통을 많이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때로는 형님처럼, 때로는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선수들에게 다가서겠다”고 설명했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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