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의 멘탈 퍼포먼스] 안재준의 강철 멘탈리티 비법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
”라는 말이 있다.
필자가 만난 선수 중에 안재준(부천)이 딱 그랬다.
때는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 선수는 당시 울산HD U18 현대고 소속으로 K리거의 꿈을 꾸던 고1 학생 선수였다.

“어머니 재준이는 지금 멘탈이 너무 좋아요. 당장 심리 수업을 진행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첫 개인 상담을 마친 뒤 안 선수의 어머니에게 상담 결과를 전달했다.
안 선수의 어머니는 필자와 생각이 달랐다.
“박사님, 저희는 지금 심리 수업을 진행했으면 해요. 우리 재준이가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려면 지금 보다 더 강한 멘탈이 필요해요.” 안 선수의 어머니는 심리 수업 진행을 희망했다.
옆에 있던 안 선수도 이에 대해 동의했다.
“저도 지금 심리 수업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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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심리 수업은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안 선수는 그렇지 않았다.
심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더 이상적인 것을 추구하기 위해 심리 수업을 희망했다.
시간이 지난 현재, 그 때를 회상해 보면 안 선수 어머니의 판단과 결정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심리전문가들 사이에서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부모의 멘탈이 곧 선수의 멘탈’이라는 것이다.
즉, 부모가 선수 멘탈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안 선수의 어머니는 안 선수가 강한 멘탈을 갖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안 선수와의 심리 수업은 약 1년 반 정도 진행됐다.
오랫동안 심리 수업을 진행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당시 안 선수가 소속된 울산HD U18 현대고는 주말에 외박 보다 외출을 주는 경우가 더 많았다.
심리 수업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웠다.
한 달에 1회기 정도의 심리 수업을 진행했다.
안 선수가 외박을 받아 본가(남양주)에 올라오는 날이면 안 선수의 어머니는 필자에게 연락해 빠르게 일정을 잡았고, 탄력적으로 심리 수업을 진행했다.
안 선수의 어머니는 심리 수업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안 선수가 모처럼 여름휴가를 받아 가족여행을 갈 때에도 아침 일찍 심리 수업 일정을 잡아서 진행할 정도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안 선수와의 심리 수업은 즐거웠다.
늘 올바른 태도를 보였고 겸손했다.
심리기술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용, 이를 활용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어 갔다.
당시 안 선수는 프로 산하 U18 선수들 중에서 정상급 공격수로 평가받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올바르지 못한 태도, 불만 불평, 힘든 내색을 표현할 수 있었지만 전혀 흐트러짐이 없었다.
단일 대회 결승전에서 라이벌 수원삼성 U18 매탄고에게 아쉽게 진 다음 날 심리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심리 수업을 한 번 쉴 법도 했지만 안 선수는 변함없이 참여했다.
“제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어요. 다음에는 꼭 이길 거예요.”라고 말하며 심리 수업에 몰두했다.
당시 필자는 “이 선수는 잘 될 것 같다.
다른 선수들과는 많이 다르다.
”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안 선수는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 선수가 됐다.
울산HD FC(2020)에 입단한 후 그 해 체코 FK 믈라다 볼레슬라프로 팀으로 임대, FK 두클라 프라하 팀으로 재임대를 거쳐 K리그 부천FC 1995(2021)로 이적했다.
이후 꾸준한 활약과 헌신적인 플레이를 통해 팀의 핵심 공격수로 성장했다.
이외에도 AFC U-19 챔피언십 국가대표(2020),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2023), K리그2 영플레이어상(2023), AFC U-23 아시안컵 국가대표(2024)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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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선수의 강한 멘탈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될까? 첫째, 자기관리 능력이 우수하다.
안 선수의 하루 매크로 루틴은 이렇다.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나서 이불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이후 아침 일기를 쓰는데 내용은 주로 현재 감사한 점, 새로운 다짐, 중요한 경험, 리스트(일정) 등이다.
아침 일기가 마무리되면 책과 신문을 읽는다.
최근에 읽게 된 책은 ‘타이완의 도구들’이다.
신문은 경제 신문을 구독해 정독한다.
아침 식사는 견과류, 사과, 바나나만 먹는다.
아침 식사가 끝나면 바로 씻고 훈련 준비를 한다.
출근은 팀 훈련 시작 2시간 전에 도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클럽하우스에 도착해서 마사지(1시간)와 보강 운동을 하며 팀 훈련을 준비한다.
팀 훈련 종료 후 오후에는 필라테스(유연성 보완)와 영어 과외를 받는다.
저녁식사는 항상 친한 지인들과 함께하며10시 전에 귀가한다.
취침은 12시 전에 한다.
그전까지는 다이어리 정리와 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안 선수는 “일기를 쓰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또 그날의 감정들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가끔 이전에 썼던 일기를 다시 읽을 때면 초심을 잃지 않게 되고 마인드 컨트롤에도 큰 도움이 돼요. 그래서 일기를 계속 쓰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필자는 이따금씩 안 선수에게 ‘독사’라고 놀린다.
축구에 온전히 집중하고 방해가 되는 것은 철저하게 통제하기 때문이다.
안 선수의 기록하는 습관은 선수 스스로 목표와 동기를 이끌어 내게 돼 결과적으로 멘탈을 더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또 친한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통해 얻는 긍정 에너지는 안 선수의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둘째, 안 선수만의 멘탈 전략이 있다.
안 선수는 심리기술 전략 ‘윈 어글리(Win Ugly)’를 항상 실천한다.
윈 어글리는 어떻게든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다.
적극적인 몸싸움과 태클 등의 투쟁심은 기본이다.
공격적인 볼 터치 및 전진 패스, 과감한 솔로 플레이, 득점 찬스에서 냉정하게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것 등도 포함된다.
즉, 도전적이고 과감한 플레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윈 어글리는 난이도가 높은 전략이다.
때문에 안 선수는 윈 어글리를 적극 실천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이미지 활용과 자기암시도 행한다.
이미지는 경기 전날부터 골을 넣는 상상, 상대 수비를 돌파하는 상상, 위협적인 움직임을 시도하는 상상 등을 말한다.
자기암시는 “나는 충분히 잘할 수 있다”, “득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 등을 의미한다.
안 선수는 “이미지를 활용하면 상상한 것이 실제 경기에서 일어나고 자기암시는 초긍정 마인드를 갖게 해요. 자연스럽게 윈 어글리한 선수가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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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선수가 멘탈이 강한 이유는 유년 시절 심리 수업을 받아서일까? 그렇지 않다.
안 선수는 “고등학생 시기에 심리 수업을 받으면서 멘탈이 강해졌어요. 하지만 체코 FK 믈라다 볼레슬라프로 팀으로 임대를 갔을 땐 수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는데요. 그 힘든 시간을 버티면서 멘탈이 더 강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안 선수의 체코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리그에서 1경기도 뛰지 못했어요. 당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열심히 한 것이 아니었어요. 언어적인 부분과 팀 적응을 위한 노력도 부족했어요.” 안 선수는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외국 선수들은 훈련장에서 냉정하고 의사 표현을 강하게 하지만 밖에 나가면 살갑게 해줘요. 또 훈련이나 경기를 하면 절대 눈치를 안 보고 실수해도 당당한 모습을 보여요. 하지만 저는 그러지 못했어요.”

안 선수가 체코에서 보낸 1년은 선수 본인의 마음과 생각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나아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 배운 심리기술 전략을 활용하게 되면서 자신만의 멘탈리티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안 선수는 잠시 흔들릴 수는 있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다양한 심리기술 전략을 몸에 무장하고 이를 활용하며 경기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또 안 선수 옆에는 훌륭한 어머니가 있다.

글=이상우 박사, 정리=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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