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신 감독 “핸드볼 선택 행복해…두산 10연패 이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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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규율 속에서 진행하는 훈련 덕분입니다.
”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낸 ‘한국 남자 핸드볼의 전설’ 윤경신(52) 두산 감독은 2023~2024시즌 H리그에서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팀의 9연패를 이끈 비결을 이같이 꼽았다.
윤 감독은 7일 남양주시의 한 카페에서 세계일보와 만나 대업 비결에 대해 “두산 핸드볼 선수단의 규정도 까다롭고 선후배 사이의 예절도 명확하다”며 “선수들이 오래 함께하는 훈련이 아닌 같이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힘쓴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윤 감독이 두산 사령탑에 취임한 이후 핸드볼엔 ‘어차피 두산이 우승한다’는 뜻의 ‘어우두’란 말이 생겨났다.
11년째 팀을 맡고 있는 윤 감독은 데뷔 첫해 우승했고, 이듬해 준우승한 이후 매 시즌 리그 정상을 차지할 정도로 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윤 감독의 두산은 2018~2019시즌 단 한 경기도 지지 않고 20전 전승 우승을 달성하는 기록도 세웠다.
이런 윤 감독은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첫 시즌 우승’을 꼽았다.
그는 “신입 감독에 의심도, 관심도 많았다”며 “그 힘든 시기를 버티고 목표를 이룬 순간이 가장 기억난다”고 돌아봤다.
윤 감독은 경기 전 코트를 천천히 걸으면서 경기를 상상하는 루틴을 갖고 있다.
윤 감독은 “선수들의 특성과 버릇, 장점 등을 상상하면서 경기를 구상한다”며 “매번 잘 통하다 보니 경기 전 이 행동을 하면서 작전을 떠올리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선수들이 잘한다’는 말을 반복했지만 윤 감독의 지도력이 없었다면 두산도 없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두산의 주축으로 활약 중인 정의경(39)과 김연빈(27)은 띠동갑 차이가 나는 나이지만 코트 위에서는 찰떡호흡을 자랑한다.
윤 감독은 “코치뻘인 정의경이나 박찬영(41) 같은 선수들이 후배들을 잘 이끈 덕분”이라며 “나이 차 많은 선배들과 함께 하다 보니 어린 선수들도 코트 위에서 자신감을 갖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윤 감독은 9연패를 달성한 뒤 ‘10연패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윤 감독은 “자만심이 아닌 자신감에서 나온 말”이라며 “사실 훈련을 혹독하게 시키는 편인데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이런 시간을 이겨내다 보니 용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도라면 10연패가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선수들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큰 목표를 제시해 봤다”고 소개했다.
9연패를 달성했지만 핸드볼의 인기는 아직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혹시 실망하거나 아쉽진 않을까. 윤 감독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핸드볼로 살아갈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신장이 150㎝로 크진 않았지만 왼손잡이에 태권도를 해서 민첩한 편이었다”며 “이때 숭인초에서 숭덕초로 전학을 가면서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뒤늦게 안 사실인데 어머니께서도 핸드볼 키퍼를 하셨고, 운동이 힘들다는 걸 알고 계셔서 반대가 심하셨다”며 “그래도 핸드볼을 한 덕분에 독일도 갔다오고, 이렇게 감독자리에도 앉는 것 아니겠느냐”고 웃었다.
핸드볼 외에 다른 종목에서 유혹이 없던 것도 아니다.
윤 감독은 “초등학교 땐 축구도 할 뻔 했다”며 “어린 마음에 골을 넣는 공격수를 하고 싶었는데 골키퍼를 시켜서 하고 싶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윤 감독은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전지훈련을 갔다 오면서 키가 11㎝나 자라 188㎝가 됐다”며 “스스로 무서울 정도로 키가 커서 병원에 다녀올 정도”고 말했다.
이어 “당시 성장판이 열려 있어 더 클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실제 고 1때 197㎝, 고 3때 2㎝까지 컸다”고 돌아봤다.
윤 감독의 신장은 203㎝다.
윤 감독의 키가 자라자 수 많은 종목에서 윤 감독을 탐냈다.
윤 감독은 “마침 농구 붐도 불어서 농구를 하라는 제의가 많았다”며 “농담삼아 계약금을 1억원을 제시하며 배구를 생각해 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윤 감독이 핸드볼을 떠나지 않은 건 ‘다시 기본기를 익히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윤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정말 열심히 배웠는데 종목을 바꾸면 또 처음부터 그만큼 해야한다는 게 걱정이었다”면서도 “농구나 배구가 낫지 않느냐는 조언에도 핸드볼에 남았던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감독은 독일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청소년시절 독일에서 핸드볼 경기를 했는데 정말 많은 관중들이 와서 응원을 해줬고, 한국팀에 대한 관심도 컸다”며 “이 때 막연하게 ‘언젠가 꼭 독일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희망했는데 그 꿈도 핸드볼을 하면서 이뤘다”고 웃었다.
두산은 승승장구하고 있고, H리그 역시 서서히 발전하고 있지만 한국 남자 핸드볼 대표팀의 미래는 우울하다.
3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나서지 못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윤 감독은 “일본이 올라왔고, 중동에서도 핸드볼 붐이 일어났다”며 “세계의 실력은 올라가는데 우리는 오랜시간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어린 선수 중 가능성이 높은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급하게 감독을 바꾸는 등 당장에 성적에 연연해 뭔가 변화를 주기보다 좋은 선수들을 꾸준히 발굴하고 이들을 잘 육성한다면 분명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남양주=정필재 기자 [email protected]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토토힐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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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낸 ‘한국 남자 핸드볼의 전설’ 윤경신(52) 두산 감독은 2023~2024시즌 H리그에서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팀의 9연패를 이끈 비결을 이같이 꼽았다.
윤 감독은 7일 남양주시의 한 카페에서 세계일보와 만나 대업 비결에 대해 “두산 핸드볼 선수단의 규정도 까다롭고 선후배 사이의 예절도 명확하다”며 “선수들이 오래 함께하는 훈련이 아닌 같이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힘쓴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윤 감독이 두산 사령탑에 취임한 이후 핸드볼엔 ‘어차피 두산이 우승한다’는 뜻의 ‘어우두’란 말이 생겨났다.
11년째 팀을 맡고 있는 윤 감독은 데뷔 첫해 우승했고, 이듬해 준우승한 이후 매 시즌 리그 정상을 차지할 정도로 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윤 감독의 두산은 2018~2019시즌 단 한 경기도 지지 않고 20전 전승 우승을 달성하는 기록도 세웠다.
이런 윤 감독은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첫 시즌 우승’을 꼽았다.
그는 “신입 감독에 의심도, 관심도 많았다”며 “그 힘든 시기를 버티고 목표를 이룬 순간이 가장 기억난다”고 돌아봤다.
윤경신 두산 핸드볼 감독. 이제원 선임기자 |
윤 감독은 “선수들의 특성과 버릇, 장점 등을 상상하면서 경기를 구상한다”며 “매번 잘 통하다 보니 경기 전 이 행동을 하면서 작전을 떠올리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선수들이 잘한다’는 말을 반복했지만 윤 감독의 지도력이 없었다면 두산도 없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두산의 주축으로 활약 중인 정의경(39)과 김연빈(27)은 띠동갑 차이가 나는 나이지만 코트 위에서는 찰떡호흡을 자랑한다.
윤 감독은 “코치뻘인 정의경이나 박찬영(41) 같은 선수들이 후배들을 잘 이끈 덕분”이라며 “나이 차 많은 선배들과 함께 하다 보니 어린 선수들도 코트 위에서 자신감을 갖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윤 감독은 9연패를 달성한 뒤 ‘10연패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윤 감독은 “자만심이 아닌 자신감에서 나온 말”이라며 “사실 훈련을 혹독하게 시키는 편인데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이런 시간을 이겨내다 보니 용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도라면 10연패가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선수들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큰 목표를 제시해 봤다”고 소개했다.
9연패를 달성했지만 핸드볼의 인기는 아직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혹시 실망하거나 아쉽진 않을까. 윤 감독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핸드볼로 살아갈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신장이 150㎝로 크진 않았지만 왼손잡이에 태권도를 해서 민첩한 편이었다”며 “이때 숭인초에서 숭덕초로 전학을 가면서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뒤늦게 안 사실인데 어머니께서도 핸드볼 키퍼를 하셨고, 운동이 힘들다는 걸 알고 계셔서 반대가 심하셨다”며 “그래도 핸드볼을 한 덕분에 독일도 갔다오고, 이렇게 감독자리에도 앉는 것 아니겠느냐”고 웃었다.
윤 감독은 “초등학교 땐 축구도 할 뻔 했다”며 “어린 마음에 골을 넣는 공격수를 하고 싶었는데 골키퍼를 시켜서 하고 싶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윤 감독은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전지훈련을 갔다 오면서 키가 11㎝나 자라 188㎝가 됐다”며 “스스로 무서울 정도로 키가 커서 병원에 다녀올 정도”고 말했다.
이어 “당시 성장판이 열려 있어 더 클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실제 고 1때 197㎝, 고 3때 2㎝까지 컸다”고 돌아봤다.
윤 감독의 신장은 203㎝다.
윤 감독의 키가 자라자 수 많은 종목에서 윤 감독을 탐냈다.
윤 감독은 “마침 농구 붐도 불어서 농구를 하라는 제의가 많았다”며 “농담삼아 계약금을 1억원을 제시하며 배구를 생각해 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윤 감독이 핸드볼을 떠나지 않은 건 ‘다시 기본기를 익히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윤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정말 열심히 배웠는데 종목을 바꾸면 또 처음부터 그만큼 해야한다는 게 걱정이었다”면서도 “농구나 배구가 낫지 않느냐는 조언에도 핸드볼에 남았던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감독은 독일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청소년시절 독일에서 핸드볼 경기를 했는데 정말 많은 관중들이 와서 응원을 해줬고, 한국팀에 대한 관심도 컸다”며 “이 때 막연하게 ‘언젠가 꼭 독일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희망했는데 그 꿈도 핸드볼을 하면서 이뤘다”고 웃었다.
3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나서지 못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윤 감독은 “일본이 올라왔고, 중동에서도 핸드볼 붐이 일어났다”며 “세계의 실력은 올라가는데 우리는 오랜시간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어린 선수 중 가능성이 높은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급하게 감독을 바꾸는 등 당장에 성적에 연연해 뭔가 변화를 주기보다 좋은 선수들을 꾸준히 발굴하고 이들을 잘 육성한다면 분명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남양주=정필재 기자 [email protected]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토토힐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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