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내내는 아니더라도” 16년차 최동환이 만드는 커리어하이 새로고침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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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그냥 가운데 던져”라는 소리를 셀 수 없이 많이 들었다.
그만큼 구위가 뛰어났다.
분당회전수(RPM)가 제대로 측정되지 않았던 시기에도 그의 속구는 남달랐다.
꾸준히 기회를 받았는데 알을 깨고 나오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지난 2020년 필승조로 꽃을 피웠고 이후 불펜 만능 카드가 됐다.
LG 베테랑 우투수 최동환(35) 얘기다.
불펜진 핵심은 아니다.
하지만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지난해에도 그랬다.
반복된 접전으로 필승조 카드가 소진됐을 때 최동환이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 혹은 홀드를 올렸다.
불펜이 텅 빈 연장에서, 혹은 선발 투수가 조기 강판당했을 때도 최동환이 마운드를 책임졌다.
투수진 선배로서 동생들의 뒤를 받쳤다.
지금은 비중이 더 커졌다.
고우석이 태평양을 건넜고 함덕주도 수술 후 재활 중이다.
이정용은 상무 입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진성, 백승현이 각각 감기몸살과 팔꿈치 불편함으로 없다.
필승조 빈곤 속에서 다시 최동환이 나선다.
지난 19일 문학 SSG전 8회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리드를 지켰다.
17일 잠실 롯데전에서 시즌 첫 홀드, 이날 두 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경험이 쌓이며 투구 관을 확립했다.
여전히 위력적인 속구. 그리고 부지런히 연마한 스플리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김진성처럼 속구·스플리터 투피치로 상대 타선을 압도한다.
19일 SSG전에서도 투구수 17개 중 속구와 스플리터가 16개, 나머지 1개는 커브였다.
두 가지 스플리터로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고 헛스윙도 유도한다.
올시즌 9경기 9.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86.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볼넷 최소화다.
볼넷 3개, 9이닝당 볼넷 2.79개로 2020년 이후 가장 적은 볼넷 페이스다.
과거에는 제구를 두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는데 생각을 바꾸며 결과도 달라졌다.
코너워크에 매몰되지 않고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데에 집중하면서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가 됐다.
공격적인 승부가 오히려 적은 안타, 적은 출루로 이어졌다.
멘탈적으로도 강해졌다.
지난해 신인 박명근과 깜짝 등장한 유영찬으로 불펜 뎁스가 어느 때보다 두꺼워졌는데 심적으로 흔들리지 않았다.
“분명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며 마음을 다잡고 시즌을 완주했다.
누구보다 LG에 오래 있었던 선수로서 남다른 통합 우승의 기쁨도 누렸다.
올해는 한층 다부지게 준비했다.
불펜에 이탈자가 많은 만큼 지난해보다 중요한 상황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했다.
캠프 기간 최동환은 “시즌 내내는 아니더라도 내가 필승조를 맡아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동생들 뒷받침하면서 내가 필요한 순간이 왔을 때 긴 이닝 소화하고 때로는 홀드도 하겠다.
어느 상황이든 팀에 보탬이 되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다짐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경기 후반 클러치 상황에서 마운드에 섰다.
그리고 임무를 완수했다.
19일 경기 투구 중 작은 통증이 있었는데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20일 김용일 수석 트레이닝 코치는 “어제 투구 중 쥐가 났다고 하더라. 내일까지 쉬고 월요일 병원 검진을 받겠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라고 밝혔다.
그야말로 ‘불펜의 난’이다.
1위 KIA를 제외한 9개 팀이 불펜을 두고 시범경기를 반복하고 있다.
부진·부상으로 필승조 구성에 애를 먹는다.
결국 마운드 뎁스 싸움인데 LG는 아직 희망이 있다.
이에 대비한 최동환이 16년차에 커리어하이 시즌을 새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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