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 자본처럼 메마른 마스터스 상단 LIV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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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31384229383.jpg미국의 브라이슨 디섐보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88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20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마스터스]
남자골프 4대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 순위표 상단에서 LIV 골프 선수들이 사라졌다.
화수분인 줄 알았던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자본처럼 메말랐다.
제88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2000만 달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종료됐다.
종료 결과 상위 5위 중 LIV 골프 선수는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순위표 상위 5위에는 LIV 골프 선수가 3명 포함됐다.
우승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옹호하던 욘 람(스페인)이다.
람은 지난해 12월 LIV 골프로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받고 이적했다.
람의 이적으로 LIV 골프는 마스터스 상위 랭커를 대부분 보유했다.
LIV 골프는 지난주 마이애미에서 대회를 개최했다.
출전 선수 13명이 반바지를 입고 마스터스 선전을 다짐했다.
LIV 골프 커미셔너인 그레그 노먼(호주)은 암표를 사서 대회장에 나타났다.
마스터스를 흔들 것으로 보였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다.
2라운드 결과 8명은 컷을 넘었고, 5명은 넘지 못했다.
컷 탈락한 선수 대부분은 역대 마스터스 우승자(세르히오 가르시아, 버바 m슨, 샬 슈워젤, 더스틴 존슨)다.
생존한 8명은 람,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캐머런 스미스(호주), 패트릭 리드(미국), 티를 해튼(잉글랜드), 브룩스 켑카(미국), 필 미컬슨(미국), 호아킨 니먼(칠레)이다.
최고 순위를 기록한 선수는 디섐보와 스미스다.
2언더파 286타로 공동 6위에 위치했다.
해튼은 이븐파 288타 공동 9위, 리드는 1오버파 289타 공동 12위, 니먼은 4오버파 292타 공동 22위, 미컬슨은 8오버파 296타 공동 43위, 켑카와 람은 9오버파 297타 공동 45위에 머물렀다.
LIV 골프 자금줄인 사우디 국부펀드(PIF)에는 실망스러운 결과다.
PGA 투어는 2022년 6월 LIV 골프 시작과 함께 대립각을 세웠다.
LIV 골프가 PGA 투어 선수를 공격적으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LIV 골프는 독점 금지법을 거론하며 소송전을 벌였다.
화해 분위기가 감돈 것은 지난해 6월이다.
1년 전쟁을 뒤로하고 새 법인을 만들기로 했다.
이후 10개월이 흘렀다.
이번 대회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한 관계자는 "약혼했지만, 결혼하지 않았으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의문을 품었다.
한 PGA 투어 선수는 "계약은 임박하지 않았다.
겉돌고 있다"고 강조했다.
계약이 성사된다 해도 문제는 남아있다.
미 법무부는 계약 시 조사 계획을 세웠다.
LIV 골프는 PIF 자산으로 운영된다.
야시르 알 루마얀 PIF 총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측근이다.
걸림돌은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다.
LIV 골프의 수익성도 검토해야 한다.
LIV 골프는 매 대회 상금으로만 2500만 달러(약 346억2000만원)를 쏟아붓는다.
운영비 등을 더하면 배로 뛴다.
쓰는 돈에 비해 벌어들이는 돈은 적다.
LIV 골프는 13개 팀으로 운영된다.
각 팀의 가치는 확실하지 않다.
입장료, 중계료 등도 미비하다.
사우디는 더 이상 값비싼 싸움을 이어갈 수 없다.
이번 달 사우디는 '비전 2030'의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대부분이 네옴 시티 관련 예산이다.
네옴 시티는 170㎞에 달하고 높이 500m인 직선 도시다.
목표는 2030년까지 150만명 거주다.
프로젝트의 진행은 더디다.
2030년까지 2.4㎞만 완공된다.
한 외주 업체는 근로자 일부를 해고했다.
돈이 부족하다는 소리다.
제임스 리브 자드와인베스트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비전 2030 프로젝트 전체에서 가장 큰 문제는 자본 부족"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PIF의 현금이 말라가고 있다.
2022년 말 500억 달러(69조2500억원)였던 현금 보유 규모가 지난해 9월 150억 달러(20조7750억원)로 줄었다.
이유는 기금을 쉴 새 없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골프 등 스포츠, 항공, 전기차, 관광, 건강 등으로다.
지난해 사우디 재정 수지는 적자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올해도 재정 적자 규모가 GDP의 1.9%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우디 정부는 재정 적자가 2026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재정 문제가 지속된다면 LIV 골프도 유지되기 어렵다.

아주경제=오거스타=이동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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