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 봐”라던 용진이 형 김원형 감독 경질로 현실화 SSG 창단 첫 우승 감독 자르고 “분위기 쇄신”?[S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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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기다려봐.”

시즌 중이었다.
SSG 정용진 구단주가 김원형 감독 경질을 요구하는 팬에게 한 답변이다.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셈인데, 플레이오프(PO) 분위기가 무르익은 10월의 마지막 날, SSG는 우승감독인 김원형 감독과 결별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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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는 이날 “김원형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팀을 쇄신하고 더욱 사랑받는 강팀으로 변모하기 위해 변화가 불가피했다.
선수 및 코치진 구성에 대한 변화 범위를 뛰어넘어 현장 리더십 교체까지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이 작성한 질의응답에는 “3년간 팀에 공헌해준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이런 결정을 내려 매우 송구하다.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며 “성적으로 인한 경질은 아니다.
포스트시즌 종료 후 냉정하게 내부 리뷰를 했고, 발전을 위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선수단 구성, 세대교체, 팀 운영 및 경기운영 전반에 걸친 변화로 가닥을 잡았다가 감독 교체까지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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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직후 SSG 김성용 단장은 “말그대로 세대교체 등 분위기 쇄신을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톱다운 방식의 의사결정이라는 건 자명한 사실. 정 구단주는 지난해에도 “젊은 선수에게 1군 경험을 시켜 팀을 젊고 빠르게, 장기적인 강팀이 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고 한다.

특히 야수쪽은 베테랑들이 많은데다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베테랑들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까지 이들에게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 김 감독은 지난해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을 견인한 뒤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선수단 운영으로 구단주의 눈밖에 났다는 소문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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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이 밝힌 “선수 및 코치진 구성 변화 범위를 뛰어넘는 교체”라는 말에 정 구단주의 의중이 깊게 담겨있다는 의미다.
김 단장은 “공모를 통하든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감독 선임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부에서도 깜짝 놀라는 분위기다.
일본 가고시마와 강화, 인천 SSG랜더스필드 등에서 열리는 마무리캠프에 김 감독의 이름이 없었던 게 시그널로 읽힌다.
구단 관계자는 “어제(30일) 단장께서 구단주 보고를 들어간다고 들었다.
감독님이 마무리 캠프 명단에서는 빠져있었지만, 함께 가실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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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첫 우승을 이끈 감독을 재계약 첫해 경질한 것은 SSG도 구단주의 내정간섭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는 지적이 있다.
정 구단주는 야구를 좋아하고, 우승팀 구단주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야구와 유통을 결합하기 위해 인천 청라 국제도시에 대형 쇼핑몰과 돔구장을 동시에 건립할 만큼 열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수시로 구장을 찾아 선수단을 격려하고, 작은 성의표시로 감동을 주는 등 ‘세상에 없던 구단주’라는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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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선수단 운영 등에 개입하기 시작하면, 팀은 와해할 수밖에 없다.
선무당이 팀을 망가뜨린 사례는 KBO리그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구단을 통해 큰 방향성을 설정하고, 이에 합당한 선수단을 구성하고, 선수단을 잘이끌 사령탑을 찾아 지휘봉을 맡기는 것이 구단주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개입이다.

김 단장은 “감독 인선작업이 완료되면 코치진 개편도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팀을 잘 수습해 젊고 활기찬 랜더스로 색깔을 바꾸는 것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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