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흔들린 괴물…미처 손 쓸 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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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이글스 제공
“아무래도 상황 상….”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것이 야구다.
한화에게 4일 고척 키움전은 잔인한 기억으로 남았다.
‘괴물’ 류현진을 선발투수로 내세웠음에도 패했다.
4⅓이닝 9피안타 2볼넷 9실점(9자책)으로 무너졌다.
프로데뷔 후 최악의 투구였다.
류현진이 한 경기서 9점을 오롯이 내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종전까진 2012년 7월 18일 대전 삼성전서 기록한 8자책이 최다였다.
LA다저스 시절(2017년 5월 13일) 콜로라도 로키스에 10실점한 적이 있으나 자책점은 5점이었다.

예상치 못한 그림이었다.
4회까진 말 그대로 상대를 압도했다.
피안타 1개에 볼넷 1개만을 내줬을 뿐이다.
투구 수도 56개에 불과했다.
5회는 물론, 6회까지도 내다볼만한 상황이었다.
5회 상황이 급변했다.
김휘집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은 뒤 이형종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송성문을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한숨 돌리는 듯했지만 위기는 계속됐다.
1사 1,3루서 7타자 연속 안타를 맞았다.
급히 바통을 이어받은 김서현은 승계주자 2명을 더 들여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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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이글스 제공

미처 손 쓸 틈이 없었다.
선발투수가 잘 던지고 상황에서 이유 없이 불펜 투수들의 몸을 일찍 풀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 다가올 클리닝타임도 고려해야 했다.
설상가상 5회 들어 키움 타자들은 1~2구 안에 적극적으로 승부를 봤다.
불펜진이 몸을 풀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턱없이 부족했다.
한 박자 늦게 투수교체가 이뤄진 배경이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상황 상 미리 교체준비를 하기 어려웠다.
결국 내 미스”라고 말했다.

급하게 불을 끌 자원을 결정하는 일도 쉽진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최 감독은 두 번째 투수로 이태양을 생각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태양의 경우 상대적으로 다른 투수들에 비해 몸을 푸는 데 시간이 걸리는 타입이라는 것. 그렇다고 비슷한 유형을 연달아 내기도 어려웠다.
결국 프로 2년차 김서현이 나섰다.
최 감독은 “(김)서현이가 나갈 타이밍이 아니었는데 어쩔 수 없었다.
아무래도 준비 과정이 급했다 보니 결과가 조금 그랬던(안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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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이글스 제공

한화 입장에선 류현진이 빨리 제 궤도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개막 후 나선 3경기 중 2경기서 집중 난타를 당했다.
공교롭게도 모두 투구 수 70개가 넘어간 이후다.
최 감독은 “경기 중반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늘어났다”면서 “구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면 체력적인 문제라 볼 수 있지만 그렇진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투수 코치와 배터리 코치가 류현진, 포수들과 개선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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