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공 좋고, 믿으니까 쓰는 거야”… KIA 정재훈 코치가 불어넣는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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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정재훈 코치가 투수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방문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호랑이 마운드의 성장, 그 중심에 섰다.

프로야구 KIA가 달라진 마운드의 높이와 함께 2024시즌 상쾌한 출발을 알린다.
팀 평균자책점 2.89(31일 기준·리그 1위)와 함께 3283일 만의 개막 4연승을 일구는 등 호재가 많다.
대권 도전 팀으로 분류되는 이유를 몸소 증명하며 시작한다.

큰 변화는 없다.
기존 자원이 비시즌 동안 가파른 성장을 보여준 게 주효했다.
그 중심에는 KIA 정재훈 신임 투수코치가 있다.
심재학 단장의 강력한 러브콜에 마음이 동한 그는 함께 영입된 이동걸 코치와 함께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등을 거쳐 KIA 마운드 강화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가 더할 나위 없는 출발로 나타난다.

시작일 뿐이다.
정 코치는 “이제 몇 경기 안 했다.
아직 판단을 내릴 시기는 아니다”며 손사래를 친다.
그러면서도 “어찌 됐든 불펜에서 생각대로 잘 돌아가고 있는 건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팀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2.38로 역시 리그 1위다.
리그 평균 5.23과 궤를 달리 한다.
정 코치가 세운 1차 목표가 잘 이뤄졌기 때문이다.
“캠프나 시범경기에서 힘을 빼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순차적인 빌드업을 통해 힘을 남기고 개막전을 맞는 게 첫 목표였다”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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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정재훈 코치(왼쪽)가 이동걸 코치와 지난 시즌 마무리 캠프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명확한 플랜 덕에 선수들의 공 끝에 힘이 붙었다.
마무리 정해영은 지난해 140㎞ 초반에 머무르던 패스트볼 구속이 단숨에 150㎞를 바라볼 정도로 치솟았다.
2년 차를 맞은 좌완 곽도규도 한층 발전된 구위로 불펜 신스틸러로 거듭나는 등, 설계가 빛을 발하는 중이다.

정 코치는 “KIA의 지난 시즌들을 돌아보면 초반 승률이 안 따라와 전체 시즌이 쉽지 않았다”며 “그래서 초반에 투수들이 한 달 정도 잘 버텨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획을 짰다”는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KIA 이범호 감독도 고개를 끄덕인 부분이다.
엔트리에 야수를 한 명 더 쓰고 싶지만, 이 의견을 반영해 4월 초중반까지는 투수 쪽에 한 명을 더 넣는 14인 체제를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만큼 탄탄한 뎁스다.
정 코치는 “KIA는 사실상 16~17명까지 1군 경기를 뛸 투수들이 있다”며 “시즌 치르다 보면 고정 멤버로만 갈 수 없다.
결국 다함께 돌아가야 한다.
당장 2군에 있는 선수들도 처지지 않고 계속 잘 던져줘야 하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급 멘탈 코칭도 선수들을 뭉치게 한다.
그는 “시즌은 길다.
투수들에게 혹시 못 던지고 들어와도 일희일비 하지 말라고 말한다”며 “선수를 오래 해봐서 알지만, 10개 중 안 좋았던 거 1~2개에 매달리게 된다.
KIA 선수들은 특히나 순하고 착해서 그런 걸 못 잊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선수들에게 ‘어제 잘 던진 너도 너고, 오늘 못 던진 너도 너다.
자꾸 안 좋은 것만 생각하지 말아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는 그는 “다 공이 좋으니까 쓰는 거고, 팀이 믿으니까 쓰는 것이다.
흔들리지 않고 시즌을 잘 헤쳐 나갔으면 한다”는 애틋한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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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정재훈 코치가 마운드에 방문해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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