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 1차전 리뷰] 현대건설 ‘경기 리듬’, 흥국생명 ‘체력’...양 팀의 불안 요소가 드러난 챔프전 1차전, 현대건설이 먼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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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을 계단식 토너먼트, 하위 팀들끼리 맞붙어 상위로 올라가 높은 순위의 팀과 맞붙는 방식으로 치르는 KBO리그나 V리그의 챔피언결정전(KBO는 한국시리즈)에 가면 으레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하위에서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올라온 팀은 경기 감각이나 리듬에서는 앞서지만, 체력에서는 열세기에 챔프전을 최대한 빨리 끝내야만 유리하다.
반면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한 팀은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체력에선 유리하지만, 실전 공백이 커 경기 감각에서는 불리하다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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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과거 OK금융그룹 사령탑으로 2014~2015, 2015~2016 챔프전 2연패에 성공했던 김세진 감독(現 KOVO 경기운영본부장)은 “플레이오프를 전승으로 통과한다는 보장만 있다면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게 챔프전에 직행하는 것보다 낫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플레이오프를 치르면 실전 공백을 줄이면서도 전승으로 통과해 일정 정도의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최선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김 감독의 OK금융그룹은 두 시즌 모두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를 2전 전승으로 마친 뒤 챔프전에 올라가 각각 삼성화재를 3전 전승, 현대캐피탈을 3승1패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 경기 리듬 떨어진 현대건설, 3세트부터 체력 저하 드러난 흥국생명

2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프전 1차전은 직행한 정규리그 1위팀의 불리한 요소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느라 이미 강행군을 치르고 올라온 하위 팀의 불리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한 판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사령탑들은 제 각기 가진 불리함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한 현대건설의 강성형 감독은 “체력적인 면에서 우리가 우세한 건 분명한데, 경기력이나 집중력이 걱정이다.
경기 초반에 긴장을 좀 풀고 해야할텐데”라고 말했다.
정관장과의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까지 혈투를 펼치고 올라온 흥국생명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도 “경기를 계속 뛰어왔기에 리듬은 분명히 우리가 더 좋을 것이다.
다만 그 리듬을 에너지가 받쳐줄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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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을 여자 양 사령탑의 우려는 결코 기우는 아니었다.


경기 초반 현대건설은 경기 리듬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이었다.
1세트 초반부터 서브득점을 허용하고, 공격 범실이 나오는 등 6-2로 끌려갔고, 끝내 이 점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1세트에만 블로킹 5개를 허용할 정도로 현대건설 선수들의 공격은 평소에 비해 저조했다.

2세트는 1세트엔 그나마 괜찮았던 리시브가 바닥을 쳤다.
2세트에만 서브득점 3개를 허용하는 등 리시브 효율이 8.33%로 최악이었다.
리시브가 흔들리다 보니 자연히 보이는 공격을 할 수밖에 없었고,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의 공격을 4개나 셧아웃시켰다.
2세트까지 흥국생명이 쌓은 블로킹이 9개, 서브득점이 4개였고, 범실에선 현대건설이 13-5로 두 배 이상 많이 하면서 흥국생명이 압도하는 양상이 펼쳐지면서 그대로 0-3 셧아웃 패배를 당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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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3세트 들어 경기력은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모마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공격리듬이 좋지 않자 모마의 점유율을 급격히 올렸다.
3세트엔 51.61%였고, 4세트엔 무려 68.29%까지 끌어올렸다.
리시브 효율도 점차 회복을 하면서 김다인이 모마를 비롯해 공격수들에게 좀 더 편안하게 때릴 수 있는 공을 올려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반면 3세트 들어 흥국생명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감지됐다.
리베로 도수빈과 레이나의 리시브 효율이 10%대로 바닥을 치면서 좋은 공격을 때릴 수가 없었다.
4세트엔 리시브 효율은 회복했지만, ‘묻지마 모마’를 막아낼 재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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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부터 경기 리듬을 되찾기 시작한 현대건설과 체력 저하가 드러나기 시작한 흥국생명의 경기력이 교차하면서 3,4세트를 현대건설이 따냈고, 결국 승부는 5세트에 가려지게 됐다.

◆일진일퇴 거듭한 5세트, 모마가 끝냈다

5세트는 이대로 패하면 타격이 더 크기에 승리에 대한 절박함이 더 컸던 흥국생명의 우세로 진행됐다.
김연경이 퀵오픈 두 방으로 기선을 제압한 흥국생명은 윌로우의 연속 오픈 득점으로 4-2로 점수차를 벌렸고, 레이나와 윌로우의 연속 퀵오픈 득점까지 터져나오며 7-3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현대건설이 8-6까지 따라붙었지만, 레이나의 퀵오픈에 이어 모아의 백어택을 이주아가 가로막으며 10-6으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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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로 현대건설이 뒤진 상황에서 모마가 퀵오픈과 오픈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면서 상황은 묘하게 변했다.
김연경이 시간차를 성공시켜 급한 불을 끄는 듯 했으나 모마가 다시 오픈 공격을 성공시켜 10-12로 따라붙었고, 강성형 감독은 리베로 요원인 한미르를 원포인트 서버로 기용했다.
한미르의 서브가 강하진 않지만, 그를 기용해 어떻게든 코트 후방에서 디그를 해내서 반격해내겠다는 의중이 담긴 교체였다.
양팀의 랠리가 이어졌고, 모마가 직선 코스로 때린 오픈 공격이 엔드라인 앞에 절묘하게 떨어지며 점수 차는 한 점차로 좁혀졌고, 김연경의 퀵오픈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면서 동점이 됐다.
이어 한미르의 서브를 받은 리베로 도수빈의 리시브가 관중석으로 향하면서 현대건설이 13-12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미르의 서브는 그대로 뒀다면 아웃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흥국생명에겐 이길 기회가 한 번 더 있었다.
김연경의 퀵오픈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네 차례의 랠리가 이어졌고 현대건설 고예림이 의도적으로 블로킹에 대고 때린다는 게 어이없이 코트를 벗어나면서 흥국생명이 14-13 매치포인트에 먼저 도달했다.

현대건설에는 이날의 히로인 모마가 있었다.
곧바로 퀵오픈을 성공시켜 승부를 듀스로 끌고간 모마는 후위로 내려가 서브를 준비했다.
모마의 전매특허인 강서브가 네트를 넘어갔고, 이는 도수빈과 김연경 사이로 절묘하게 들어갔다.
김연경의 리시브는 아무도 받을 수 없는 곳으로 향하며 서브득점이 됐다.
현대건설이 15-14로 역전에 성공하며 매치포인트에 도달했고, 이어진 랠리에서 윌로우의 오픈 공격은 완만한 곡선을 그린 뒤 엔드라인을 크게 벗어나며 이날 명승부의 마지막 장면은 다소 허무하게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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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 경기 리듬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현대건설은 3세트부터 회복하며 내리 세 세트를 따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3-2(18-25 14-25 25-20 25-20 16-14) 승리를 거뒀다.

5세트 결정적인 서브 에이스를 터뜨린 모마는 양팀 통틀어 최다인 34점을 몰아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날 모마의 공격 점유율은 51.53%에 달했다.
현역 최고의 미들 블로커 양효진도 목 부상에 불구 블로킹 5개 포함 16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반면 흥국생명은 김연경(23점), 윌로우(21점), 레이나(20점)까지 삼각편대가 골고루 터졌으나 뒷심 부족에 울어야했다.

이날 승리로 현대건설은 2015~2016시즌 이후 8년 만의 챔프전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다만 역대 17번 열린 여자부 챔프전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9차례로 그 확률은 52.94%에 불과하다.
그만큼 여자배구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시즌엔 흥국생명이 1,2차전을 모두 잡아내며 우승 확률 100%를 잡았으나 내리 세 경기를 내주며 사상초유의 리버스 스윕 패배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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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2세트까지 내줬을 때, 한 세트라도 따내고 지자고 했는데 3세트부터 경기력이 나아졌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우리가 확실히 우위인 것이 드러난 만큼 2차전부터 밀어붙여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패장인 흥국생명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서며 이길 기회가 있었는데, 큰 기회를 놓친 듯 하다“면서 “5세트까지 간 것은 좋은데, 3세트에 3∼4점차 앞섰을 때 내린 몇 번의 선택이 아쉬웠다”고 경기 총평을 내렸다.
수원=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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