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부 챔프전④] 배구는 세터놀음… ‘우승반지 총합 16개’ 베테랑 세터들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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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대한항공의 한선수, 유광우, OK금융그룹의 곽명우. 사진=KOVO 제공

돌고 돌아 또 ‘세터 놀음’이다.

배구에서 세터 포지션이 갖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갈수록 강력한 공격과 서브가 오가는 양상 속에서 동료들의 리시브가 흔들리더라도 양질의 토스를 뿌릴 수 있는 테크닉을 갖춰야 하고, 상대 블로킹 라인을 순간적으로 파악하는 판단력도 요구된다.
공격수들과의 타이밍을 맞추는 건 기본 전제조건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항공과 OK금융그룹이 격돌하는 이번 챔피언결정전도 눈을 뗄 수 없는 세터 싸움이 예고됐다.
V리그서 잔뼈가 굵은 세터들이 총출동한다.

◆따라올 자가 없다

대한항공의 ‘1985년생 듀오’ 한선수-유광우 세터진은 리그 최고다.
한선수는 한국 배구 역사에 기록될 명세터다.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로 7번의 정규리그 1위, 4번의 챔프전 우승, 3번의 통합우승을 모두 함께 했다.
2022∼2023시즌 V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세터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고, 챔프전 MVP까지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광우는 우승반지만 무려 10개다.
친정팀 삼성화재의 7연속 챔프전 우승(2008∼2014년)을 함께 했다.
커리어 초반에는 부상과 백업 이슈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주전으로 거듭난 2010∼2011시즌부터 왕조 유지에 공헌했다.
우리카드를 거쳐 대한항공에 둥지를 틀고 3개의 반지를 추가해 ‘리빙 레전드’ 여오현(우승 9회)을 넘어 V리그 최초 10회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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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한선수와 유광우가 경기 중 선수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서로 다른 팀의 주전을 맡아도 이상할 게 없지만, 대한항공 울타리 안에서 의기투합했다.
서로의 체력 이슈와 경기력 난조를 메워주는 완벽한 공생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각자 가지고 있는 스타일이 있고 경기 운영도 다르다.
하지만 둘 다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존재”라며 시즌 내내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챔프전에서도 그들의 연륜에 기대를 건다.

◆우승 세터, 또 있다

OK금융그룹의 곽명우도 뒤질 수 없다.
한선수와 마찬가지로 프랜차이즈 스타로 코트를 누비는 그는 두 개의 우승반지를 소유하고 있다.
첫 우승이었던 2014∼2015시즌은 경쟁자 이민규의 그늘에 가려 주전으로 나서지 못했지만, 2015∼2016시즌에는 이민규의 부상 공백을 메우는 완벽한 활약으로 ‘V2’ 세터로 거듭났다.

올 시즌도 이민규가 부상에 주춤대는 사이, 오기노 마사지 감독의 신임을 독차지하며 세터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치렀다.
지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는 외인에 의존하지 않는 다채로운 배구까지 완벽하게 운영하며 상승세 중심에 섰다.
그가 선발 출전한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OK금융그룹은 무려 8승1패를 달린다.
그 기세 그대로 챔프전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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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곽명우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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