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서 뿌린 16구…키움 신인 투수 김연주에게 영원히 기억될 순간 [S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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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황혜정 기자] “솔직히 진짜 많이 떨렸어요. 그런데 얼굴에 티를 안 내려고 엄청 노력했어요.”
만19세. 젊은 신인 투수가 데뷔전을 가졌다.
그것도 2024시즌 KBO리그 개막전(23일), 원정경기, 만원관중 앞에서. 긴장됐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던졌다.
결과는 1이닝 무실점. 키움 신인 투수 김연주(19)의 야구 인생에서 영원히 기억될 하루다.
김연주는 지난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개막전에 8회 등판해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세광고를 졸업하고 3라운드 29순위로 버건디 유니폼을 입은 그는 시범경기 2이닝 무실점 활약하며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다.
승선하자마자 등판 기회가 왔다.
그런데 하필 KIA 강타자들을 연속으로 만났다.
선두타자 김도영을 시작으로 소크라테스 브리토, 최형우, 김선빈, 이우성까지. KIA가 자랑하는 ‘숨 쉴 새 없는’ 타선이다.
그러나 김연주는 꿋꿋하게 김도영과 소크라테스를 상대로 시속 143㎞ 속구를 스트라이크존 하단으로 뿌렸다.
의도했던 투구다.
김연주는 “난 정통 오버핸드 투수는 아니다.
그것과 별개로 공을 항상 낮게 던지려고 해왔고, 그렇게 연습도 많이 했다.
항상 연습해온 결과가 어제 나왔다”며 미소 지었다.
스트라이크 하단에 꽂히는 그의 속구에 김도영은 3루수 땅볼로 물러났고, 소크라테스도 좌익수 플라이로 돌아섰다.
6구 만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만난 상대는 ‘리빙 레전드’ 최형우. 그래도 당당히 맞섰다.
1볼 2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까지 끌고 갔다.
회심의 시속 146㎞ 속구를 뿌렸고, 이 역시 스트라이크존 하단으로 깔려 들어가며 삼진을 잡는가 싶었다.
그런데 ‘레전드’는 레전드였다.
최형우가 이를 예상했다는 듯 가볍게 밀어쳐 대형 좌전 2루타를 뽑아내는 게 아닌가.
김연주는 당시를 돌아보며 “솔직히 많이 놀랐다.
내가 던진 코스가 바깥쪽 낮게 깔려 들어가는 공이었고, 타자가 치기 어려운 코스로 잘 들어갔다.
그런데 최형우 선배가 힘을 빼고 툭 치면서 공을 멀리 날려 보내시더라. 이게 프로 무대구나 정신이 확 들었다”고 했다.
잠시 흔들린 김연주는 김선빈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이우성에 3루수 땅볼을 유도해 이닝을 깔끔히 마무리했다.
신인 투수가 16구 만에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인상적인 데뷔전이었다.
김연주는 “정말 많이 떨렸는데, 신인이니까 올라가서 당당히 던지고 싶었다.
그래서 겉으로 티를 안 내려고 했다.
앞으로 최형우 선배 같은 타자를 많이 만날 텐데, 내가 하나씩 풀어가야 할 숙제 같다.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동기인 신인 투수 손현기, 전준표가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것을 봤다.
김연주는 “친구 2명이 모두 잘 던지니까 나도 잘 던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도 둘이 잘 해줬기 때문에,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점수만 주지 말자 싶었다”고 했다.
김연주는 16구 중에 9구를 스트라이크존에 집어 넣었다.
그는 “맞혀 잡자는 마음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넣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개막전에 등판한 신인들이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많이 집어넣은 것이 고무적”이라고 호평했다.
‘맞혀 잡자’는 전략을 짠 건 구위에 대한 자신감이다.
김연주는 “아직 내 RMP(분당 회전수)을 여쭤보지 못했지만, 전력분석팀장님께서 내 속구 구위가 좋으니 속구를 많이 사용해보라 하셨다”라며 웃었다.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서 수많은 사람에 축하받았다는 김연주는 “마운드에 올라가면 기대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또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많은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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