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지배적인 ‘최약체 평가’… 그래도, 키움엔 밝은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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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키움 루키 전준표, 손현기, 김윤하, 김연주가 더그아웃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수준급 원석이 잔뜩 모였다.

프로야구 키움의 2024시즌 전망은 밝지 못하다.
투타 핵심 안우진과 이정후가 각각 군복무, 미국 진출로 팀을 떠났기 때문. 전력은 눈에 띄게 저하됐다.
그 둘이 부상으로 빠졌던 지난 시즌 후반부에 이미 연약한 민낯을 드러냈다.
수많은 팬과 전문가들이 영웅 군단의 최하위를 점치는 까닭이었다.

그럼에도 키움 더그아웃에는 생기가 넘친다.
밝은 미래를 꿈꾸게 하는 수준급 원석들이 도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2024시즌 10개 구단 개막 엔트리에 승선한 신인은 총 13명, 그중 절반에 가까운 무려 6명이 키움 소속이다.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인 전준표(8순위)와 김윤하(9순위)를 비롯해 2라운드 이재상과 손현기, 3라운드 김연주, 4라운드 고영우가 그 영광을 차지했다.

단순히 이름을 올린 것만이 아니다.
김윤하를 제외한 5명의 선수가 개막전부터 곧장 프로 데뷔전까지 치렀다.
키움이니까 가능한 ‘파격’이라는 시선도 있지만, 루키들이 보여준 퍼포먼스만 보면 홍원기 감독의 선수 기용에 충분한 근거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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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손현기가 마운드에서 피칭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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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전준표가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선발 아리엘 후라도를 이어 손현기(1이닝)-전준표(2이닝)-김연주(1이닝)가 사이좋게 마운드를 밟았다.
‘우승후보’ KIA 타선을 상대로 무실점 피칭을 수놓았다.
셋 모두 안타 혹은 볼넷이 전무한 완벽한 피칭을 선보인 건 아니다.
하지만 원정 만원 관중 앞에서 씩씩하게 공을 던져 주어진 임무를 톡톡히 수행했다.

내야수 이재상은 선발 유격수로 나서 김혜성과 키스톤 콤비를 이뤘다.
역대 KBO리그 고졸 신인 5번째 ‘개막전 유격수 선발 출전’ 영예였다.
1990년 홍현우, 1996년 박진만, 1999년 정성훈, 2006년 강정호 이후 18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대졸 내야수 고영우도 대수비로 첫발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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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재상이 선발 유격수로 출전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단순히 ‘육성’만을 위함은 아니다.
홍원기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적극적으로 이들을 관찰해왔다.
“루키들이라 해서 ‘테스트’라는 표현을 쓰는 건 맞지 않다.
프로에 온 이상 모두가 똑같은 선의의 경쟁을 치르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선수들을 직접 두 눈에 담고 평가했다.
그 결과 즉시 전력감으로도 손색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홍 감독이 “겨울 면담 때부터 선수들과도 이야기했지만, 그냥 이쁘다고 기회를 주고 하는 게 아니다.
기회가 왔을 때 스스로 잡아내야 한다”며 바랐던 시나리오가 일단 좋은 시작을 알렸다.

성장할 일만 남았다.
사령탑은 “선수를 키우려면 많은 인내와 경험이 필요하다.
성숙하고 익어가는 과정도 필요하다”며 긴 호흡으로 선수들을 바라본다.
냉혹한 세간의 평가에도 초연하려 한다.
그는 “매년 그런 평가가 있다는 걸 선수들이 다 알고 있지만, 야구는 그리고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며 “선수들에게 두려움 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자고 말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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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홍원기 감독(왼쪽)이 개막전에 앞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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