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트 23-22에서 염혜선의 선택이 메가가 아니라 지아였다면 어땠을까 [PO1차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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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선택에 의해 승패가 좌우되는 스포츠에서 ‘만약에 그때 이랬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정은 소용이 없을 수도 있다.
다만 아쉬움이 남는 선택을 복기해야만 다음엔 다른 선택을 통해 승리를 가져올 수 있기에 제기해보고자 한다.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2023~2024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3전2승제) 1차전이 열린 2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 흥국생명이 세트 스코어 2-1로 앞선 4세트. 흥국생명이 23-22로 앞선 상황에서 레이나의 오픈 공격이 박은진의 유효 블로킹에 의해 완벽히 바운드됐다.
지아가 이를 세터 염혜선에 올린 뒤 공격을 위해 왼쪽으로 달려 들어갔다.
염혜선의 선택은 오른쪽 후위에 있던 메가였다.
그러나 메가의 직선 코스로 뺀 백어택은 블로킹에 맞지 않고 사이드라인 밖으로 나갔다.
24-22로 흥국생명이 매치포인트에 도달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정관장은 지아의 퀵오픈으로 24-23까지 추격했지만, 레이나에게 퀵오픈을 얻어맞고 25-23으로 4세트를 내주며 1차전을 1-3(25-22 13-25 23-25 23-25)으로 내주고 말았다.
정관장의 패배를 복기해 보면 아쉬운 순간은 많았다.
직접적인 패인은 22-16까지 앞서던 3세트를 뒤집히며 대역전패 당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4세트 마지막 순간의 공격코스 선택이 유독 아쉬움이 남는다.
23-22가 되기 전 메가는 백어택을 연속 2개 연속 실패했다.
21-20에서 염혜선은 두 번 연속 메가의 백어택을 선택했다.
메가와 지아가 모두 후위였기에 전위에서 공격할 수 있는 공격수는 미들 블로커 박은진과 박혜민이 전부였다.
좌측 발목 인대파열로 이탈한 이소영 대신 아웃사이드 히터로 출전한 박혜민은 이날 공격 성공률이 18.18%(2/11)에 불과할 정도로 전위에서 공격작업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염혜선의 메가 선택은 불가피했을 수 있다.
두 번 연속 때린 백어택이 어이없이 나가자 고희진 감독은 블로커 터치 없이 나갔다는 것을 알면서도 비디오 판독을 불렀다.
메가를 불러 이야기를 나누기 위함이었다.
메가의 백어택 두 개 연속 범실로 23-20이 된 다음 랠리에서도 염혜선은 메가의 백어택을 또 다시 선택했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선 박혜민의 공격 옵션을 쓸 수 없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메가는 세 번째 백어택은 기어코 성공시켜 23-21을 만들었고, 드디어 박혜민이 후위로 내려가고 지아가 전위로 올라왔다.
지아는 전위로 올라오자마자 윌로우의 퀵오픈을 셧아웃시키며 23-22를 만들어냈다.
이어진 랠리에서 레이나의 오픈 공격이 유효 블로킹에 의해 안정적으로 걷어올려졌다.
이번 상황은 이전과는 달랐다.
전위에 박혜민이 아닌 지아가 있었다.
이날 지아와 메가의 공격 컨디션을 생각하면 전위의 지아가 후위의 메가보다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었다.
이날 지아는 공격 성공률 46.88%로 31점을 올렸고, 메가는 20점을 올리긴 했지만 공격 성공률이 30.91%에 불과했다.
백어택은 17개를 때려 5개만 성공시킬 정도로 효율이 극악이었다.
물론 지아의 앞에는 신장 191cm의 윌로우가 있었고, 메가 앞에는 177cm의 레이나가 블로커로 있었기에 상대 블로커의 신장 차이를 보고 내린 선택일 수도 있지만, 메가는 이전에도 레이나 앞에서 두개를 연달아 아웃 때릴 정도로 공격 컨디션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어쨌든 염혜선의 선택은 또 한 번 메가의 백어택이었고, 메가는 또 다시 아웃을 때리면서 매치포인트를 내주고 말았고, 결국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가는 데 실패했다.
4세트 막판 상황에서 알 수 있듯, 정관장의 이소영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로테이션상 메가와 지아가 모두 후위에 위치할 때 염혜선은 박혜민에게 자신있게 공을 올려줄 수 없었다.
메가의 라이트 백어택이나 지아의 파이프(중앙 백어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자주 놓였다.
2세트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 세트를 접전 양상으로 치를 수 있었던 것은 지아의 파이프가 58.82%(10/17)의 높은 성공률을 가져갔기에 가능했다.
공격에서 큰 기여를 하지 못한 박혜민은 수비에서도 제 몫을 못했다.
26개의 리시브를 받아 세터에게 정확하게 연결한 리시브는 단 7개에 불과했다.
게다가 3개는 아예 서브 에이스를 허용하고 말았다.
리시브 효율이 15.38%에 그쳤다.
공수에 걸쳐 이소영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난 한 판이었다.
인천 원정에서 패한 정관장은 이제 0%의 확률을 뚫어야 한다.
이번 플레이오프 이전 17번 치러진 여자부 플레이오프는 1차전을 이긴 팀이 모두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과연 정관장이 0%의 확률을 뚫고 7년 만에 맞이한 봄 배구를 좀 더 길게 할 수 있을까. 승부의 키는 박혜민이 쥐고 있다.
박혜민이 전위에서 염혜선이 믿고 올릴 수 있는, 공격에서 기여를 할 수 없다면 리시브라도 제대로 해줘야만 메가가 지아가 좀 더 편안한 상황에서 공을 때릴 수 있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토토힐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움이 남는 선택을 복기해야만 다음엔 다른 선택을 통해 승리를 가져올 수 있기에 제기해보고자 한다.
지아가 이를 세터 염혜선에 올린 뒤 공격을 위해 왼쪽으로 달려 들어갔다.
염혜선의 선택은 오른쪽 후위에 있던 메가였다.
그러나 메가의 직선 코스로 뺀 백어택은 블로킹에 맞지 않고 사이드라인 밖으로 나갔다.
24-22로 흥국생명이 매치포인트에 도달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정관장은 지아의 퀵오픈으로 24-23까지 추격했지만, 레이나에게 퀵오픈을 얻어맞고 25-23으로 4세트를 내주며 1차전을 1-3(25-22 13-25 23-25 23-25)으로 내주고 말았다.
직접적인 패인은 22-16까지 앞서던 3세트를 뒤집히며 대역전패 당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4세트 마지막 순간의 공격코스 선택이 유독 아쉬움이 남는다.
23-22가 되기 전 메가는 백어택을 연속 2개 연속 실패했다.
21-20에서 염혜선은 두 번 연속 메가의 백어택을 선택했다.
메가와 지아가 모두 후위였기에 전위에서 공격할 수 있는 공격수는 미들 블로커 박은진과 박혜민이 전부였다.
좌측 발목 인대파열로 이탈한 이소영 대신 아웃사이드 히터로 출전한 박혜민은 이날 공격 성공률이 18.18%(2/11)에 불과할 정도로 전위에서 공격작업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염혜선의 메가 선택은 불가피했을 수 있다.
메가를 불러 이야기를 나누기 위함이었다.
메가의 백어택 두 개 연속 범실로 23-20이 된 다음 랠리에서도 염혜선은 메가의 백어택을 또 다시 선택했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선 박혜민의 공격 옵션을 쓸 수 없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메가는 세 번째 백어택은 기어코 성공시켜 23-21을 만들었고, 드디어 박혜민이 후위로 내려가고 지아가 전위로 올라왔다.
이어진 랠리에서 레이나의 오픈 공격이 유효 블로킹에 의해 안정적으로 걷어올려졌다.
이번 상황은 이전과는 달랐다.
전위에 박혜민이 아닌 지아가 있었다.
이날 지아와 메가의 공격 컨디션을 생각하면 전위의 지아가 후위의 메가보다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었다.
이날 지아는 공격 성공률 46.88%로 31점을 올렸고, 메가는 20점을 올리긴 했지만 공격 성공률이 30.91%에 불과했다.
백어택은 17개를 때려 5개만 성공시킬 정도로 효율이 극악이었다.
물론 지아의 앞에는 신장 191cm의 윌로우가 있었고, 메가 앞에는 177cm의 레이나가 블로커로 있었기에 상대 블로커의 신장 차이를 보고 내린 선택일 수도 있지만, 메가는 이전에도 레이나 앞에서 두개를 연달아 아웃 때릴 정도로 공격 컨디션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4세트 막판 상황에서 알 수 있듯, 정관장의 이소영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로테이션상 메가와 지아가 모두 후위에 위치할 때 염혜선은 박혜민에게 자신있게 공을 올려줄 수 없었다.
메가의 라이트 백어택이나 지아의 파이프(중앙 백어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자주 놓였다.
2세트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 세트를 접전 양상으로 치를 수 있었던 것은 지아의 파이프가 58.82%(10/17)의 높은 성공률을 가져갔기에 가능했다.
26개의 리시브를 받아 세터에게 정확하게 연결한 리시브는 단 7개에 불과했다.
게다가 3개는 아예 서브 에이스를 허용하고 말았다.
리시브 효율이 15.38%에 그쳤다.
공수에 걸쳐 이소영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난 한 판이었다.
인천 원정에서 패한 정관장은 이제 0%의 확률을 뚫어야 한다.
이번 플레이오프 이전 17번 치러진 여자부 플레이오프는 1차전을 이긴 팀이 모두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과연 정관장이 0%의 확률을 뚫고 7년 만에 맞이한 봄 배구를 좀 더 길게 할 수 있을까. 승부의 키는 박혜민이 쥐고 있다.
박혜민이 전위에서 염혜선이 믿고 올릴 수 있는, 공격에서 기여를 할 수 없다면 리시브라도 제대로 해줘야만 메가가 지아가 좀 더 편안한 상황에서 공을 때릴 수 있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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