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남다른 인연’ LG 샌디에이고와 영원히 남을 추억 쌓았다···함께 할 일도 많다 [서울시리즈]

[스포츠서울 | 고척=윤세호 기자] 돌아보면 사령탑은 물론 선수들도 인연이 깊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붙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뜨겁게 싸웠다.
접전 후에는 이 순간을 남기기 위해 사진 촬영에 임했다.
예전부터 남다른 인연을 쌓고 있는 LG와 샌디에이고다.

양 팀은 18일 고척돔에서 서울시리즈 평가전에 임했다.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5-4로 승리했다.
김하성의 홈런 외에도 데뷔전을 치른 딜런 시즈의 선발 등판, 빠르게 타격감을 회복한 매니 마차도 등 샌디에이고 입장에서 소득이 있는 경기였다.

패한 LG도 그렇다.
패전 투수는 됐지만 임찬규가 체인지업과 커브를 앞세워 자신의 투구가 빅리거에게도 통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날 임찬규는 5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잡으며 2실점했다.

경기 후 임찬규는 “속담으로 비유하면, 개구리가 황소처럼 보이려고 몸을 부풀리는 것처럼 어리석은 짓은 없다.
개구리에 맞게 던지려는 생각이었다.
내 장기인 체인지업과 커브를 최대한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핀포인트로 들어가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KBO리그 정규시즌에서도 그 생각으로 던지겠다”고 눈앞으로 다가온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임찬규는 오는 24일 잠실 한화전에서 2024시즌 첫 선발 등판에 임한다.





지난해 잃어버린 장타력을 되찾기 위해 부지런히 훈련한 오지환은 시즈를 상대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오지환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구위가 좋다.
속구 타이밍에 치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앞에 슬라이더를 2개 정도 봤다.
무브먼트가 좋더라. 더 빠른 타이밍에서, 앞에서 치자고 생각했다.
슬라이더가 타이밍에 맞았다”고 홈런 순간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빅리그 선수들을 상대한 게 어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기분 좋게 생각한다.
목표 의식도 달라질 것”이라며 “우리도 이제 개막이 코앞이다.
경기 시작 전에는 100%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이기는 경기 하자고 했다.
시즌 준비도 필요하다.
전력으로 하자고 했다.
작전 등 이미지를 그리면서 하자고 했다”고 전력을 다해 샌디에이고와 맞붙었다고 밝혔다.





샌디에이고와 LG 모두 개막을 눈앞에 두고 점검할 부분에 충실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살아가면서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경기가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승패를 떠나 두 팀 모두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염 감독에게는 해외 구단 중 가장 친숙한 샌디에이고다.
2021년 샌디에이고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다.
AJ 프렐러 야구 부문 사장, 조시 스테인 부단장과 돈독한 관계를 쌓았다.
염 감독은 “내가 가장 힘든 시기에 도움을 준 팀이다.
프렐러 사장과 조시 부단장이 정말 잘해줬다.
감사한 마음을 늘 갖고 있다”며 “식사라도 대접하려고 여러 가지 준비를 했는데 시간이 나올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2022년 11월 염 감독이 LG 지휘봉을 잡고 사령탑으로 복귀했을 때도 이를 축하한 샌디에이고였다.
염 감독은 “그때 LG와 샌디에이고 모두 우승 적기니까 함께 우승하자고 했다.
작년에 우승하고 나서 샌디에이고에서 정말 부러워하더라”며 “올해도 서로를 응원한다.
샌디에이고는 우리의 2연패를 응원하고 우리는 샌디에이고와 고우석, 김하성의 선전을 바란다”고 미소 지었다.

LG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 케이시 켈리도 샌디에이고와 인연이 있다.
켈리가 처음 빅리그 무대에 올랐을 때 유니폼이 샌디에이고였다.
2012년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로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켈리는 18일 경기에 앞서 “지금 샌디에이고와 당시 샌디에이고는 선수가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는 많은 분이 그대로 계시다”며 지도자들과 반갑게 인사했다.

2016년과 2017년 메이저리그(ML)에서 뛴 김현수는 샌디에이고 핵심 선수 매니 마차도와 친분이 있다.
볼티모어에서 뛸 때 김현수와 마차도는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
김현수가 KBO리그로 복귀한 지 긴 시간이 지났지만 둘은 꾸준히 연락을 이어갔다.
지난달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중에 이미 3월에 서울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김현수와 마차도다.

실제로 18일 경기에서 김현수와 마차도는 안타 하나 출루 하나에 격려 또는 짓궂은 손짓을 보냈다.
경기 후에는 대화를 나누고 어깨동무하면서 추억을 남겼다.





LG와 샌디에이고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 아닐 전망이다.
염 감독과 차명석 단장은 지난달 애리조나에서 이미 샌디에이고 프렐러 사장, 조시 부단장과 만났다.
차 단장은 “샌디에이고와 교류를 이어갈 계획이다.
선수 육성이나 구단 운영 시스템 등에 있어 배울 부분이 많다.
서로 발전할 수 있게 꾸준히 교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제 서울시리즈를 다시 할지는 모른다.
그래도 애리조나 캠프 등을 통해 교류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LG 선수단에서 샌디에이고로 지도자 연수를 할 수도 있다.
샌디에이고와 앞으로 할 일이 많은 L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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