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선수 소집 인터뷰 생략, 아시안컵 사건에 대표팀은 살얼음판 걷는 분위기[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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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양=정다워 기자] 대표팀 소집일에 보기 드문 상황이 발생했다.

축구대표팀은 1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3월 A매치 2연전을 준비하는 소집 훈련을 시작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부터 21일 서울에서, 2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월드컵 2차 예선 2연전을 대비한다.

이번 소집은 대표팀에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지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실패, 팀 내 갈등, 그리고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등 크고 작은 후폭풍이 지난 후 처음으로 모이는 시기다.
3월 임시 형태이긴 하지만 황선홍 감독도 새로 부임해 팀을 이끌게 됐다.

의미가 큰 날인데 소집 인터뷰에는 황 감독 한 명만 임했다.
선수 인터뷰는 아예 없었다.

이례적이다.
대표팀 소집 기간에는 늘 선수가 1~2명 대표로 언론 앞에 나서 A매치에 임하는 소감과 각오 등을 이야기한다.
짧으면 2~3분, 길어야 10분 이하로 이뤄지는 인터뷰다.
대한축구협회가 A매치 소집 기간에 선수 인터뷰를 생략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소집을 앞두고 어떤 이슈가 발생해도 거르지 않았던 게 선수 인터뷰다.
공식 인터뷰에 나서지 않으면 훈련 후 믹스트존을 운영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지난 10년간 이어진 루틴이 깨졌다.
대표팀은 19일 훈련도 비공개할 예정이다.
소집 후 이틀 연속 선수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다.

협회는 왜 선수 인터뷰를 생략했을까. 협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아시안컵 사건 이후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일단 훈련에만 집중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게 감독님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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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앞에 선 황 감독은 “선수들과 이야기해보니 많이 부담스러워하고 어려워한다.
조금 더 집중해서 준비할 수 있게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선수 인터뷰가 사라진 배경을 애둘러 설명한 셈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누가 나와도 인터뷰에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아시안컵 갈등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황 감독 말대로 미디어 앞에 서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실제로 15분간 공개된 훈련 분위기는 차분했다.
시끄럽게 떠드는 선수는 없었고, 서로 조용히 몸을 푸는 모습이었다.
갈등 이후 처음 모이는 자리라 어색한 공기가 감지됐다.

게다가 할 일이 많은 황 감독은 더 조심스럽고 머리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선수 간의 어색한 공기도 전환해야 하고, 2연전도 준비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지 않다.
유럽파 대다수가 첫날에는 함께하지 못해 사실상 이틀 훈련 후 경기에 임해야 한다.

황 감독도 “제일 우려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많은 것을 주문하면 복잡해질 수 있다”라는 고충과 함께 “최대한 단순하게, 집약적으로 준비해 경기할 생각”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한편 손흥민과의 충돌로 인해 지탄받았던 이강인은 19일 합류한다.
한국 시각 18일 오전 리그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에 비해 합류가 늦어졌다.
이강인은 20일 훈련 후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자신의 행동에 관해 반성하고 사과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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