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기사 나올 클래스 아니지만···야구에 미친 김현수, 두 번째 전성기 예고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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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야구를 못하는 게 가장 두렵습니다.


인생 자체가 야구다.
모든 기준에 야구를 맞추고 움직인다.
자신을 “성공한 야구 덕후”라고 칭하는데 그를 지근거리에서 바라본 사람 모두가 이에 고개를 끄덕인다.
LG 타격 기계 김현수(36) 얘기다.

한시대를 대표하는 타자다.
15년 가량 국가대표팀 중심타자를 맡았고 주장도 역임했다.
2년 동안 빅리그도 경험했다.
개인 통산 2236안타로 이부문 역대 5위. 타격왕과 최다 안타, 골든글러브까지 MVP를 제외한 대부분의 트로피를 갖고 있다.

지난 14일까지 시범경기 타율 0.426 2홈런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500. 하지만 이런 타자의 시범경기 활약을 조명하는 것은 난센스다.
시범경기 기간에는 신예 선수나 비주전 선수가 조명 받는다.
김현수 같은 이름값을 지닌 선수는 어쩌면 고전하는 게 기삿거리가 될 수 있다.
중심 타자가 시범경기 내내 타격 슬럼프에 시달리면 개막에 앞서 새 시즌 적신호로 보인다.

그래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김현수의 현재 모습이다.
일단 외형적으로 변화가 크다.
비시즌마다 감량에 임한 김현수인데 지난겨울에는 유독 독하게 체중을 줄였다.
신예 시절과 같은 모습으로 캠프에 돌입했고 식이요법도 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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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허리 부상 후 정확도와 파워가 두루 떨어졌다.
소속팀이 29년 한을 풀었는데 “좋은 동료 덕분에 묻어갈 수 있었다”며 냉정히 자신을 평가했다.
그리고 사령탑과 함께 커리어하이 시즌을 목표로 삼았다.

시범경기 타석에서 과정은 목표점을 향한다.
홈런 2개가 나온 과정이 그렇다.
속구 타이밍에 배트를 냈고 변화구가 왔으나 배트 컨트롤로 큰 아치를 그렸다.
높은 타율 속에 장타도 많은, 모두가 알고 있는 김현수의 모습이다.

LG 입장에서는 호재다.
꾸준히 타점을 올릴 해결사가 돌아온다.
스스로 “작년에는 앞에서 그렇게 많이 나가줬는데 제대로 먹지를 못했다”고 88타점에 그친 데에 아쉬움을 전했다.

2023년 홍창기가 주로 맡은 1번 타순 출루율은 0.428(홍창기는 출루율 0.441), 문성주와 박해민이 주로 소화한 2번 타순 출루율은 0.382였다.
올해도 홍창기와 박해민이 테이블 세터를 맡는데 3번에서 김현수가 지금처럼 폭발하면 100타점을 훌쩍 넘길 수 있다.

초지일관이다.
프로 20년차를 바라보는 베테랑인데 신인 시절의 마음가짐을 놓지 않는다.
훈련량에 있어서는 누구도 김현수를 따라올 수 없다.
“야구를 못하는 게 가장 두렵다”며 언젠가는 마주해야 하는 그 날을 최대한 늦추려 한다.

그야말로 야구에 죽고 야구에 산다.
하루 24시간 중 자거나 먹는 시간을 제외하면 야구를 하거나 야구를 본다.
야구로 받은 스트레스도 야구로 푼다.

김현수는 “늘 야구를 두루 챙겨본다.
KBO리그는 나도 모르게 분석하면서 보게 된다.
다만 메이저리그는 분석할 필요는 없으니까 기분 좋아지는 시원한 영상 위주로 본다.
강속구 투수가 말도 안 되는 공으로 삼진 잡는 영상, 강타자의 엄청난 홈런 영상 같은 거 있지 않나. 임팩트 위주로 찾아본다.
보고 있으면 내 기분도 뻥뻥 뚫린다”고 미소 지었다.

이제 열흘도 남지 않은 새 시즌. 김현수가 다시 팬들의 기분을 시원하게 뚫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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