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만 되면 정치 논란, 일단 만들어놓고 방치하는 연맹에도 책임이 있다[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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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시도민구단은 태생적으로 정치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K리그가 또 다시 정치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K리그2 소속의 충남 아산이 지난 9일 홈 개막전에서 파란색 홈 유니폼이 아닌 빨간색 세 번째 유니폼을 착용하고 뛰어 논란이 됐다.

프로축구 무대에서 ‘색’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색에 그치지 않고 팀의 정체성과 문화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새 시즌을 시작하는 홈 개막전에서 고유의 색을 버리고 상대 팀 부천FC1995가 사용하는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것은 문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충남 아산의 구단주인 박경귀 아산시장과 명예구단주인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두 사람 모두 개막전을 현장에서 관전했다.
빨간색은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색이다.
4월 열리는 총선을 앞두고 일종의 ‘선거 운동’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구단은 뒤늦게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라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며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K리그에서, 정확히 시도민구단에서 정치 논란이 일어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 일부 지자체 후보는 공약으로 축구단 해체를 내세우기도 했다.
전임 시장의 치적을 없애기 위한 방식으로 K리그를 이용한 것이다.
한 구단은 경기장 내에서 일어난 직접적인 선거 운동을 막지 못해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시도민구단은 정치 논리에 취약하다.
구단주의 한마디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도민구단은 지자체 예산으로 돌아간다.
구단주는 시장, 혹은 도지사다.
실질적인 권력자의 입김이 작용하는 게 당연하다.
구단주가 축구에 관한 이해도가 부족할 경우 ‘사고’가 날 가능성이 크다.
충남 아산 케이스도 마찬가지다.

K리그에는 총 15개의 시도민구단이 있다.
전체 25팀 중 60%가 지자체 소속이다.
한웅수 연맹 부총재가 K리그를 이끄는 실질적 리더가 된 후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승강제 실시 전인 2012년까지만 해도 시도민구단은 전체 16팀 중 7팀에 불과했다.
지난 10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나 K리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존재가 됐다.
시도민구단은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연맹은 승강제 정착과 양적 팽창을 위해 시도민구단을 프로축구로 유입했다.
여러 이해관계에 따라 창단을 유도했고, 결과적으로 승강제가 무사히 자리 잡았다.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만만치 않게 많다.
정치 논란이 대표적이다.
자주 일어나는 일인데 연맹은 이를 막지 못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이번 충남 아산 사건도 연맹에서 유니폼 변경을 허락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연맹은 2013년 2부리그 출범 초기부터 K리그2를 방치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11년이 지났고, 2024년 현재 K리그2 13팀 중 9팀이 시도민구단인데 연맹은 여전히 예상 가능한 문제를 제대로 방지하지 못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일단 만들어놓고 손을 놓는 무책임한 태도를 반복하고 있다.
그 화살은 고스란히 K리그로 돌아와 브랜드 가치를 크게 훼손한다.

시민구단의 한 관계자는 “연맹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
지자체에서는 축구에 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른다.
연맹에서 꼼꼼하게 제도화해 K리그가 정치 논리로 인해 멍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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