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돌 맞은 PGA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LIV와의 공존 해답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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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대표하는 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TPC 소그래스 파3 17번 홀 전경. 이 홀은 아일랜드 그린과 나무 섬이 특징이다.
[사진=AP·연합뉴스]
1974년 9월 미국 조지아주 마리에타에 위치한 애틀랜타 컨트리클럽. 이곳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커미셔너인 딘 버멘과 조 데이가 고안한 대회가 열렸다.[사진=AP·연합뉴스]
대회명은 토너먼트 플레이어 챔피언십. '황금 곰' 잭 니클라우스가 JC 스니드를 두 타 차로 누르며 빈 페이지에 역사를 써 내려갔다.
이후 이 대회는 정처 없이 유랑했다.
1975년에는 텍사스주(콜로니얼CC), 1976년에는 플로리다주(인버러리CC)다.
처음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에 방문한 것은 1977년이다.
지금의 TPC 소그래스로 옮긴 것은 1982년이다.
대회명에서 토너먼트가 빠진 것은 1988년이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라는 이름으로 TPC 소그래스에 정착했다.
이름과 대회장은 정착했지만 일정은 정착하지 못했다.
TPC 소그래스에서 첫 30년은 3월 중순에 개최됐다.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2주나 3주 앞두고 열렸다.
5월로 옮겨진 것은 2007년부터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투어 챔피언십) 때문이다.
일정 변경으로 6개월 동안 매달 큰 대회가 개최됐다.
4월 마스터스, 5월 플레이어스, 6월 US오픈, 7월 디 오픈, 8월 PGA 챔피언십, 9월 투어 챔피언십이다.
2017년에는 PGA 챔피언십이 5월 개최를 발표했다.
메이저 대회와 플레이어스가 겹치는 것을 우려한 PGA 투어는 다시 3월로 일정을 변경했다.
돌고 돌아 제자리다.
플레이어스는 PGA 투어를 대표하는 대회다.
대회장 인근에 본사가 위치해 있다.
PGA 투어는 메이저 대회가 없다.
단, 플레이어스는 제5의 메이저라 불린다.
메이저 대회와 견준다는 뜻이다.
이미 상금은 메이저 대회를 능가한다.
총 상금은 2500만 달러(약 327억원)다.
지난해 마스터스는 1800만 달러(약 236억원), PGA 챔피언십은 1500만 달러(약 196억원), US오픈은 2000만 달러(262억원), 디 오픈은 1650만 달러(약 216억원)였다.
많게는 1000만 달러(약 131억원), 적게는 500만 달러(약 65억원) 차이가 났다.
전체 PGA 투어 일정 중에서도 상금 규모가 가장 크다.
인원 제한이 있는 시그니처 대회 총 상금은 2000만 달러다.
PGA 투어 대항마인 LIV 골프 정규 대회와 같은 규모다.
단, 개인전만 놓고 보면 플레이어스가 앞선다.
LIV 골프는 개인전(2000만 달러)과 단체전(500만 달러)으로 상금을 나눈다.
50주년을 맞아 공개한 새로운 대회 로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대표하는 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1974년 시작됐다.
[사진=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누리집]
니클라우스는 1974년 첫 대회 우승으로 5만 달러(약 6000만원)를 받았다.[사진=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누리집]
당시 총 상금은 25만 달러(약 3억2000만원)였다.
50돌을 맞은 올해 2500만 달러와 비교하면 100배 늘었다.
이 대회를 고안한 버멘 전 커미셔너는 "대부분 사람들과 조직은 변화를 싫어한다.
변화하기 위해서는 맞서 싸워야 한다.
니클라우스, 아널드 파머, 게리 플레이어 등 좋은 선수들이 있었지만 시장이 작았다.
게임의 무결성과 영혼을 지키기 위해 플레이어스를 고안했다"고 말했다.
50돌을 맞은 지금도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PGA 투어는 지난해 6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PGA 투어 엔터프레이즈 설립을 발표했다.
PGA 투어와 PIF가 내세우는 LIV 골프 간 싸움을 끝내고 화합하자는 의미였다.
정식 계약은 지난해 말이었으나 올해 플레이어스로 옮겨졌다.
그사이 욘 람 등 주요 선수는 천문학적인 계약금을 받고 LIV 골프로 이적했다.
PGA 투어는 PIF와 DP 월드투어를 제외하고 스트래티지스포츠그룹(SSG)과 PGA 투어 엔터프레이즈를 설립했다.
15억 달러(약 2조원)는 먼저, 나중에 15억 달러를 받기로 했다.
어디에도 동맹인 DP 월드투어 이름은 없었다.
PGA 투어 엔터프레이즈는 온전히 PGA 투어 선수들만을 위한 것이었다.
이번 플레이어스에서 키스 펠리 DP 월드투어 최고 경영자(CEO)가 물러난다.
CEO 자리는 가이 키닝스로 대체된다.
지난해 3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에서 열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스코티 셰플러가 골드 맨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사진=EPA·연합뉴스]
제이 모너핸 PGA 투어 현 커미셔너는 매해 플레이어스 직전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올해도 예정돼 있다.
지난해 8월 투어 챔피언십 이후 처음이다.
기자회견에서는 PIF의 투자, DP 월드투어와 관계, PGA 투어 엔터프레이즈의 미래가 논의될 전망이다.
50돌을 맞은 플레이어스는 15일(한국시간)부터 18일까지 나흘간 개최된다.
올해는 파72에 7275야드(6652m)로 설정된다.
출전 선수는 144명이다.
한국 선수는 6명이 나선다.
김시우, 김주형, 임성재, 이경훈, 안병훈, 김성현이다.
김시우는 2017년 플레이어스에서 우승했다.
당시 21세로 최연소 기록으로 남아 있다.
지난달 아내인 오지현의 아들 출산으로 아빠가 됐다.
아빠 골퍼로 7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주요 출전 선수는 미국의 스코티 셰플러, 잰더 쇼플리, 조던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 패트릭 캔틀레이, 콜린 모리카와,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 잉글랜드의 토미 플리트우드 등이다.
시그니처 홀은 아일랜드 그린인 파3 17번 홀이다.
그린 우측에 큰 나무가 심어진 작은 섬이 있다.
페널티(해저드) 구역에 빠지기 십상이다.
2016년 러셀 녹스는 생크가 나면서 나무 섬으로 공을 보냈다.
2001년 3월 25일, 플레이어스 3라운드. 타이거 우즈는 이 홀에서 신들린 60피트(18m) 내리막 퍼팅을 선보였다.
공은 좌로 우로 뱀처럼 흐르더니 홀 속으로 들어갔다.
해설자는 유명해진 "대부분보다 낫다(Better than Most)"를 외쳤다.
공동 2위로 3라운드를 마친 우즈는 이틀에 걸쳐 최종 4라운드를 소화했다.
악천후 속에서도 5타를 줄이며 처음으로 워터포드 크리스털(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컵은 2019년 골드 맨으로 대체됐다.
한 주얼리 브랜드에서 만든 이 우승컵은 황금색으로 스윙하는 골퍼를 표현했다.
2019년 제작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컵 골드 맨. 골드 맨은 한 주얼리 브랜드가 전담해서 제작한다.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아주경제=이동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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