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물러설 수 없던 김연경, 실낱 희망 안고… ‘1위 전쟁’ 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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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이 동료들에게 박수를 건네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배수진이 통했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1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최종 6라운드 맞대결에서 3-0(25-22 27-25 25-20)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시즌 27승(8패)과 함께 승점 76점을 쌓은 2위 흥국생명은 1위 현대건설(25승10패·승점 77)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패하면 정규시즌 1위 가능성이 소멸되는 벼랑 끝에서 경기에 임했다.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은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메리트다.
통합 우승이라는 뜻깊은 발자국의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배수의 진을 치고 수원에 도착했다.

그 모든 것을 위해, 흥국생명의 상징과도 같은 김연경이 발벗고 나섰다.
이날 16점을 쌓아 팀 내 최고 득점자 윌로우 존슨(21점)의 뒤를 이었다.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면서도, 공격성공률 45.45%을 남기며 에이스 임무를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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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선수단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세트마다 활약상이 빛났다.
기선제압이 걸린 1세트부터 승부처에서 클러치 능력을 과시했다.
18-21에서 상대의 연속 범실로 격차가 1점으로 줄어든 틈을 놓치지 않았다.
원포인트 서버 박은서가 리시브를 흔들자, 연속 오픈 득점으로 역전의 중심에 섰다.
23-22에서는 날카로운 서브로 상대를 흔들어 레이나의 세트포인트와 마침표를 견인했다.

분수령이었던 2세트도 20-20 균형에서 다시 승부사 기질을 드러냈다.
블로킹에 더해 연속 오픈 득점을 쏟아내, 2점 차로 밀리던 상황을 듀스로 이끌었다.
막판에는 또다시 예리한 서브로 상대 밸런스를 무너뜨려 2세트를 흥국생명 품으로 이끌었다.
마침표가 찍힌 3세트도 마찬가지였다.
시소게임이 펼쳐지던 15-15에서 강력한 스파이크를 쏟아내며 팀에 20점 고지를 선물했다.
최종 승리의 중심에도 역시 김연경이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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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이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정규시즌 1위를 향한 실낱 희망을 이어간다.
막판 대역전 가능성은 아직 열려있다.
흥국생명은 15일 인천에서 GS칼텍스를, 현대건설은 16일 광주에서 페퍼저축은행을 각각 상대한다.
물론, 칼자루는 현대건설이 쥐었다.
흥국생명의 행보와 무관하게 페퍼저축은행을 잡으면 된다.


반대로 흥국생명도 그와 상관없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일만 남았다.
최대한 승점 3점을 추가 확보해 승점 79점을 만들어 놓고, 현대건설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만약 현대건설이 패하는 경우라면 말할 것도 없다.
풀세트 승리로 승점 2점 획득에 그치는 경우에도, 승수에서 흥국생명이 앞서기 때문에 기적 같은 뒤집기가 가능해진다.
말 그대로 모두의 운명이 담긴 각자의 정규시즌 최종전이 될 전망이다.

수원=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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