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현장]‘뜨거운 감자’ 피치클락…이강철·이숭용 감독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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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클락을 시범 운영 중인 수원 KT위즈파크 홈 플레이트 뒤에 설치된 전자시계. KT 제공
아직도 ‘뜨거운 감자’다.

피치클락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피치클락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투수의 투구 시간을 줄이는 제도다.
주자가 없을 때는 18초, 있을 때는 23초 내 공을 던져야 한다.
타자는 8초 전에 타격 준비를 해야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선 지난해부터 이 제도를 시행해 투수가 어길 때 볼 카운트 1개를, 타자가 어길 땐 스트라이크 카운트 1개를 올린다.

올 시즌 KBO도 해당 제도를 도입한다.
시범경기 때부터 시작하는 자동볼판정시스템(ABS)과는 달리 피치클락은 전반기에 시범 운영한 뒤 후반기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제한된 시간을 지키지 못할 경우 아웃 카운트 변동 없이 구두 경고가 주어진다.
전국 9개 구장에도 선수들이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피치클락 전광판이 설치됐다.


11일 KT와 SSG의 시범경기 전 만난 각 감독들은 피치클락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우선 KT 이강철 감독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어제도 말했듯이 시범운영이라면 정규 시즌에는 안 하는 게 낫다.
괜히 눈에 들어오면 초를 신경쓰게 된다”며 “투수들이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는다.
구두 경고만 하더라도 선수들의 투구 템포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부상당할 우려도 제기했다.

이 감독은 “감독들이 모두 생각이 다르겠지만 자기 팀을 생각해서 팀에 맞는 이야기를 한다고 본다.
지금 찬성하는 팀들은 다 빠른 팀들이다.
LG, NC, 삼성 등 다들 뛰는 선수들이 좋다”며 “피치클락을 하면 도루를 더 허용하게 될 것이다.
우리 입장에선 뛰는 사람이 없는데 피치클락을 하면 우리 팀에는 유리한 게 하나도 없다”고 설명했다.

SSG 이숭용 감독도 선수들이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감독은 “아직까지 피치클락 도입에 대해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
좀 더 유예기간을 줘야할 것 같다.
일단 완벽에 가깝게 만들어야될 것 같고 그다음 선수들이 적응하는 시간을 줘야할 것 같다”며 “우려되는 것은 선수들이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야 하는데 피치클락으로 인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까봐 걱정된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한다.
팬들도 그런 모습들을 기대한다.
그런 부분들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최소 2~3년 정도 시행한 후 선수들이 완벽하게 적응되면 시범경기부터 시작해서 단계별로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ABS까지 도입되니 선수들 입장에선 쫓길 수 밖에 없다”면서 “선수들에게는 평소 하던대로 하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주형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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