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 적용이어도 효과 만점 피치클락, 비난과 결과 모두 ML와 똑같이 흘러간다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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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윤세호 기자] 마치 1년 전으로 타임머신을 돌린 것 같다.
딱 1년 전 메이저리그(ML) 역시 시범경기부터 적용된 피치클락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확연히 줄어든 경기 시간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과 “이건 야구가 아니”라며 당장 초시계를 뜯어내야 한다는 사람이 서로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KBO리그도 그렇다.
지난 9일부터 5개구장에서 시범경기가 시작됐다.
올해부터 KBO리그도 ML처럼 야구장 곳곳에 피치클락을 설치했다.
1군은 전반기 시범 운영, 2군은 개막전부터 전면 도입이다.
투수는 무주자시 18초, 유주자시 23초 내로 투구 동작에 들어가야 하며 타자는 8초 이내로 타석에서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ML은 시행 첫해 시범경기 기간 정말 많은 일이 벌어졌다.
타자 혹은 투수의 피치클락 위반으로 경기가 끝나기도 했다.
치열하게 타오르던 경기가 피치클락 위반으로 허무하게 종료되면서 여러 비난이 일었다.

그러나 ML 사무국은 계획대로 피치클락을 시행했다.
정규시즌 내내 투수들이 투구 템포 변화에 따른 부상우려를 불만으로 표출했지만 입장을 고수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피치클락을 유지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ML의 숙원인 경기 시간 단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피치클락 이전인 2022년에는 평균 3시간6분이었던 경기 시간이 피치클락 도입 후 2시간42분으로 단축됐다.

KBO리그의 지금 모습도 똑같다.
선수보다는 발언권이 강한 감독이 피치클락을 두고 찬성과 반대 의견을 두루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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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염경엽 감독은 지난 9일 “ML 경기를 보면서도 느꼈다.
피치클락은 야구에 꼭 필요하다.
ML을 보면 팬이 좋아하고 경기시간도 20분 이상 줄었다.
어느 무엇보다 시간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라는 게 증명됐기 때문에 우리도 이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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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엽 감독도 10일 전날 경기를 돌아보며 “좋더라. 타격전을 했는데 3시간5분 만에 끝났다.
난타전인 것을 고려하면 길지 않았던 편”이라며 “팬을 모으려면 경기시간을 줄여야 한다.
일본도 피치클락을 도입하려고 준비하더라. 타자도 더그아웃에서 막 뛰어나오더라. 전세계가 경기 시간을 빠르게 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
새로운 야구가 시작되는 것 같다”고 찬성했다.

KT 이강철 감독과 롯데 김태형 감독은 반대 입장이다.
이 감독은 “초에 맞춰 던지다 보니 도루 타이밍을 빼앗길 수도 있다.
어제 경기에서 그런 장면이 나왔다”며 시범경기 이후에는 피치클락을 운영하지 않기를 바랐다.
김 감독은 “조금 빠른 것 같다.
선수들이 경고를 많이 받았다.
준비해야 하지만 혼동이 있을 것 같다”고 시간을 갖고 피치클락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KBO 입장은 단호하다.
KBO 허구연 총재는 10일 수원 경기에 앞서 “지난시즌 후 이사회와 실행위원회에서 이미 논의를 마친 사안이다.
시행하기로 했는데 지금 현장에서 반대 의견을 내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난색을 표했다.

분명한 것은 결과다.
KBO리그도 ML처럼 경기시간 단축이라는 결과를 앞두고 있다.
시범경기 첫날인 9일 5경기 평균 경기 시간 2시간44분으로 지난해 정규시즌 평균 경기 시간보다 30분 가량이 단축됐다.
2023 정규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12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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