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VS 사우디 골프 전쟁은 계속되는데...표류하는 PIF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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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6716194488.jpg야시르 알 루마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총재(왼쪽)가 지난달 29일 브라이슨 디섐보와 LIV 골프 제다 프로암 행사에 참석했다.
PGA 투어와의 협상을 앞두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LIV 골프]
지난해 6월 제이 모너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커미셔너와 야시르 알 루마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총재는 나란히 미국 CNBC에 출연했다.
PGA 투어와 PIF가 내세우는 LIV 골프의 전쟁 1년 만이다.
 
지난 1년간 LIV 골프는 PIF 자금으로 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 선수를 공격적으로 영입했다.
 
소송전이 펼쳐졌다.
PGA 투어는 LIV 골프 선수들의 '출전 금지'를, LIV 골프는 PGA 투어에 '독점 금지'를 주장했다.
천문학적인 영입 금액처럼 소송 비용도 천문학적이었다.
석유처럼 샘솟는 PIF 자금에 PGA 투어가 먼저 백기를 들었다.
PGA 투어가 PIF의 투자를 받기로 하면서다.
모너핸 커미셔너와 알 루마얀 총재는 5장 분량의 임시 계약서에 서명한 뒤 새 법인(PGA 투어 엔터프라이즈)을 발표했다.
이사회 과반수는 PGA 투어가, 독점 투자권은 PIF가 갖기로 했다.
의장은 알 루마얀 총재, 최고경영자(CEO)는 모너핸 커미셔너다.
임시 계약서에는 정식 계약 기한이 적혀 있었다.
2023년 12월 31일. 기한이 다가올수록 PGA 투어는 초조했다.
알리지 않고 진행한 탓에 소속 선수들은 분개했고, PIF는 투자를 미뤘기 때문이다.
결국 기한을 앞두고 모너핸 커미셔너가 소속 선수들에게 계약 연장을 발표했다.
모너핸은 "협상은 현재 진행 중이다.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기한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까지 늘린다"고 밝혔다.
그 사이 PGA 투어는 협상 카드로 스트래티지스포츠그룹(SSG)을 내세웠다.
SSG를 주도하는 것은 펜웨이스포츠그룹이다.
미국 유명 스포츠 투자사다.
보스턴 레드삭스, 리버풀 풋볼클럽, 피츠버그 펭귄스 등 스포츠 구단과 경기장, 방송사, 대행사 등을 소유했다.
처음에는 대리인으로 PIF와 협상하게 하더니 아예 SSG에 30억 달러(약 4조원)를 투자받아 PGA 투어 엔터프라이즈를 설립했다.
30억 달러는 PIF가 PGA 투어에 약속한 투자금이다.
PIF가 원했던 독점 투자는 SSG의 개입으로 무산됐다.
조던 스피스는 "PGA 투어 선수로서 SSG의 투자를 환영한다.
PIF에 투자를 받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지금도 충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우즈는 "PIF와의 협상은 진행 중이다.
PIF가 우리의 일부가 되길 바란다.
골프에도 팀 리그가 필요하다.
TGL이 좋은 예"라고 이야기했다.
PGA 투어가 기한으로 정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 TPC 소그래스에서 개최된다.
이곳은 PGA 투어 본사 옆에 위치한 골프장이다.
의미 있는 곳에서 PIF의 투자를 발표하고 싶어 했다.
이제 9일이 남았다.
PIF의 투자는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사실 PIF는 지난해 6월부터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LIV 골프, 아시안 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아람코 팀 시리즈를 강화하는 중이다.
 
17096716200885.jpg호아킨 니만(왼쪽)이 3일 종료된 LIV 골프 제다에서 우승했다.
이번 서킷 두 번째 우승이다.
니만은 최근 메이저 2개 대회에 초청받았다.
[사진=LIV 골프]
욘 람, 티를 해튼 등 주요 선수들이 LIV 골프로 이적했다.
12개 팀은 13개로 늘었다.
와일드카드도 추가했다.
신화 속 골퍼인 앤서니 김을 12년 만에 복귀시켰다.
앤서니 김은 지난주 LIV 골프 제다에서 16오버파라는 부진한 성적을 냈지만, 복귀 자체로도 이슈가 됐다.
LIV 골프 제다에서는 칠레의 호아킨 니만이 우승했다.
서킷 두 번째 우승이다.
LIV 골프는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니만은 메이저 출전을 위해 아시안 투어 등을 전전했다.
그 모습을 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과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는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PGA 챔피언십에 니만을 초대했다.
PGA 투어는 신인 우승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코그니전트 클래식 인 더 팜 비치에서는 오스틴 에크로트가 우승했다.
PGA 투어에서 12승을 쌓고 해설자의 길을 걸었던 폴 에이징어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PGA 투어에 최고 선수들이 뛰지 않는다.
최고 선수들이 뛰는 것은 끝났다.
PGA 투어는 빠르게 LIV 골프의 예선이 됐다.
골프계에는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17096716205302.jpg라이더컵에서 연설 중인 폴 에이징어. 그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PGA 투어는 LIV 골프의 예선"이라고 발언했다.
[사진=AP·연합뉴스]
우즈는 이날 이벤트 대회(세미놀 프로멤버)에 출전한다.
다시 한번 복귀를 노리고 있다.
 
PGA 투어는 PIF 자금을 원하고 있다.
PIF는 LIV 골프 등 자신의 세력을 불리고 있다.
메이저 대회를 개최하는 단체들은 PGA 투어와 LIV 골프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
이번 주 PGA 투어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프리젠티드 바이 마스터카드를 개최한다.
컷이 없는 시그니처 이벤트다.
총상금은 2000만 달러(약 226억2000만원)다.
주요 선수로는 매킬로이, 스코티 셰플러, 저스틴 토머스, 스피스, 잰더 쇼플리, 빅토르 호블란 등이 있다.
한국 선수는 김시우, 김주형, 안병훈, 임성재가 출전한다.
PIF는 LIV 골프 홍콩으로 대응한다.
총상금은 2500만 달러(약 332억9000만원, 개인전 2000만 달러·단체전 500만 달러)다.
람, 더스틴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 필 미컬슨, 캐머런 스미스 등 주요 선수를 출격시킨다.
앤서니 김도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17096716209475.jpgLIV 골프 제다 장식물이 홍해에서 표류하고 있다.
[사진=LIV 골프]

아주경제=이동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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