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가장 큰 강점, 백업세터가 ‘V리그 최다 우승 반지 보유자’ 유광우라는 것

작성자 정보

  • 토토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9,224 조회
  • 0 추천
  • 0 비추천
  • 목록

본문

2005년 출범한 프로배구 V리그는 2023~2024시즌이 스무 번째 시즌이다.
즉 남녀부 각각 19번의 챔피언을 배출했다는 얘기다.

여기서 퀴즈 하나. V리그 역사상 챔피언 반지를 가장 많이 보유한 선수는?
17093368175219.jpg
배구팬이라면 금방 알 것이다.
정답은 대한항공의 세터 유광우다.
2007~2008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유광우는 데뷔 첫 두 시즌을 발목 부상과 이에 따른 수술, 오진으로 인한 재수술 등으로 뛰지 못했다.
데뷔 3년차인 2009~2010시즌에야 V리그 코트를 밟았지만, 안정된 토스워크와 기민한 경기운영 능력을 앞세워 삼성화재 왕조에서만 7개의 우승반지를 수확했다.
여기에 2019~2020시즌엔 우리카드에서 대한항공으로 이적해 2020~202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대한항공의 통합우승 3연패에 일조했다.
열 손가락에 우승반지를 모두 낄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

통합우승 4연패를 노리는 대한항공은 올 시즌에도 순항하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정지석, 링컨 윌리엄스 등 주축 공격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선두권에는 위치했지만, 좀처럼 선두 자리로 치고 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5라운드를 5승1패로 마친 뒤 6라운드에서도 패배를 잊은 대한항공은 어느덧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1일 삼일절을 맞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삼일절 매치’에서도 유광우의 진가가 빛났다.

대한항공의 주전 세터는 유광우와 동갑내기이자 2007~2008시즌부터 대한항공 유니폼만 입고 있는 ‘원클럽맨’ 한선수다.
이날 경기 역시 선발 세터로는 한선수가 나섰다.
1세트엔 아포짓 임동혁과 함께 ‘더블 체인지’로 들어가 후위 세 자리를 소화하고 나온 유광우는 2세트 10-13으로 뒤진 상황에서 한선수와 교체되어 들어갔다.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도 밀리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주전 세터를 유광우로 바꾸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17093368177272.jpg
한선수와 유광우는 토스 구질부터 경기 운영 방식 등이 상당히 다르다.
두 선수 여전히 현역 최고의 세터로 꼽히는 만큼 대한항공을 상대하는 팀은 세터가 누구냐에 따라 전혀 다른 팀과 경기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날 현대캐피탈도 그랬다.
미들 블로커의 공격 비중을 꽤 크게 가져가는 한선수를 상대하다 유광우가 들어오자 미들 블로커보다는 양 날개 공격수들의 비중을 늘렸다.
그렇다고 미들 블로커를 아예 쓰지 않는 건 아니라서 현대캐피탈 블로커들로선 코트 중앙을 그대로 내버려둘 순 없었다.
유광우는 3세트 24-23에서 세트를 가져오는 득점으로 김규민의 속공을 택하기도 했다.

1m84의 단신인 유광우가 주전 세터로 나서게 되면 1m89로 상대적으로 장신인 한선수에 비해 블로킹에 약점이 생긴다.
유광우가 전위로 올라오게 되면 상대 세터들은 유광우가 지키고 있는 사이드쪽으로 공격을 많이 시도하게 된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유광우의 약점을 가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블로킹 위치를 스위치했고, 그 결과 현대캐피탈은 유광우가 지키는 측면으로 공격을 가져가기 쉽지 않았다.
경기 뒤 현대캐피탈 진순기 감독대행은 “유광우 선수의 블로킹 위치를 적극적으로 바꿔가져 가면서 우리 세터들이 혼란감을 느끼며 어디로 공을 뿌릴지 잘 못 찾은 것도 패인 중 하나”라고 인정했다.

블로킹 약점만 빼면 세터 유광우는 완전 무결한 선수에 가깝다.
리베로 뺨치는 디그 능력도 보유하고 있고, 공격수 입맛에 맞게 올려주는 안정적인 토스워크는 여전히 현역 최고 수준이다.
17093368179288.jpg
임동혁과 수훈선수 인터뷰 하는 유광우(오른쪽)
대한항공이 아니라면 어느 팀에서건 주전 세터로 뛸 수 있는 유광우를 백업 세터로 데리고 있다는 것. 이것이 대한항공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인 셈이다.

대한항공은 유광우의 활약을 앞세워 현대캐피탈을 3-1(21-25 25-23 25-23 25-15)로 이겼다.
승점 3을 추가한 대한항공은 승점 67(22승11패)가 되며 2위 우리카드(승점 60, 20승11패)와의 승점을 7까지 벌렸다.
우리카드가 대한항공보다 두 경기를 덜 치르긴 했지만, 두 경기에서 승점 6을 챙기더라도 순위가 역전되진 않는다.
대한항공이 선수 수성에 대단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 셈이다.

반면 승점을 추가하는 데 실패한 현대캐피탈은 승점 44(14승18패)에 그대로 머물며 3위 OK금융그룹(승점 52), 4위 한국전력(승점 47), 5위 삼성화재(승점 45)와의 격차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경기 뒤 수훈선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유광우는 “더블로 들어갈 때는 후위 세 자리만 소화하고 나오면 되는 것 같아보이지만, 사실 훨씬 부담스럽다.
처음부터 코트에서 뛰면 경기 흐름을 파악하면서 뛸 수 있지만, 더블 체인지로 들어갔을 땐 아무리 코트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하더라도 짧은 시간에 경기 흐름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17093368181282.jpg
블로킹 위치를 적극적으로 바꾼 것도 상대의 수를 이미 간파한 유광우와 대한항공 선수들의 전술적 기민함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유광우는 “상대가 제가 블로킹하고 있는 쪽으로 공격을 많이 할 것이라 생각했다.
(정)지석이나 (정)한용이가 스위치를 많이 해서 제쪽으로 안 때리게 하려고 했다.
상대 세터도 상당히 혼란스러웠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1985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됐지만, 유광우는 여전히 주전으로 뛰어도 될만큼의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 주전으로 뛰어도 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유광우는 손사래를 치면서 “힘들어서 안 된다.
경험이 쌓여서 이제 경기를 보는 눈은 예전보다 더 늘었지만, 전 경기, 한 시즌 전체를 끌고 갈 체력이 상당히 부담스럽다”라고 답했다.
‘마흔이 된 것을 체감하느냐’고 이어 묻자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예전부터 경기하면 힘들고, 자고 일어나면 힘들었다.
육체적인 힘듦도 있지만, 정신적인 힘듦도 크다.
이래저래 다 힘들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대한항공의 다음 경기는 6일 우리카드전이다.
우리카드가 2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승점 6 짜리 매치다.
이날 경기를 잡아낸다면 정규리그 4연패가 한층 더 유력해진다.
유광우는 “물론 우리카드전을 이기면 정규리그 우승의 9부능선을 넘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우리카드전 역시 36경기 중 한 경기다.
경우의 수를 따질 일 없이 저희 손으로 직접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것 같다.
36경기 중의 한 경기에 불과하다는 마음으로 큰 부담을 갖지 않고 재밌게 하다보면 결과는 잘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안=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토토힐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관련자료

  • 서명
    토토힐 운영자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6,365 / 979 페이지
  • [포토]롯데의 새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3.05 조회 8691 추천 0 비추천 0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5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4. …

  • [포토]롯데 빅터 레이예스, 미소 띤 얼굴로!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3.05 조회 8594 추천 0 비추천 0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5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4. …

  • “화사한 봄날의 꽃처럼”...여자프로농구의 ‘봄 축제’…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3.05 조회 9141 추천 0 비추천 0

    (왼쪽부터) 국민은행 허예은, 김완수 감독, 박지수가 PS 미디어데이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취재진의 질…

  • KT, 기장+오키나와 ‘2024 스프링캠프’ 종료…이강…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3.05 조회 8671 추천 0 비추천 0

    5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마지막 훈련을 마친 KT선수단이 단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T 제공 프로야구 KT가 부산 기장과 일…

  • WKBL PO 9일부터 시작, 4개팀 감독 선수 “개나…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3.05 조회 8628 추천 0 비추천 0

    [스포츠서울 | 상암=이웅희 기자] WKBL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가 오는 9일부터 시작된다.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

  •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 IESF 부회장 선임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3.05 조회 9648 추천 0 비추천 0

    김영만 IESF 부회장 /한국e스포츠협회[더팩트 | 최승진 기자] 한국e스포츠협회는 김영만 협회장이 지난달 27일 국제e스포츠연맹(IESF) 이…

  • [포토] 하나원큐 신지현 ‘첫 봄농구, 좋은 결과 보여…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3.05 조회 9646 추천 0 비추천 0

    하나원큐 신지현이 5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열린 2023-2024 WKBL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 광주 가브리엘, K리그1 1라운드 MVP…K리그2는 수…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3.05 조회 8563 추천 0 비추천 0

    [스포츠서울 | 박준범 기자] 광주FC 가브리엘이 ‘하나은행 K리그1 2024’ 1라운드 MVP로 선정됐다.가브리엘은 지난 2일 광주축구전용구장…

  • [SW포토]KB스타즈 박지수,'우승 갑니다'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3.05 조회 8664 추천 0 비추천 0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 박지수가 5일 상암 스탠포드서울코리아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라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 [SW포토]출사표 던지는 하나원큐 김도완 감독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3.05 조회 9066 추천 0 비추천 0

    여자프로농구 하나원큐 김도완 감독이 5일 상암 스탠포드서울코리아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라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포스트시즌 미디어데…

  • [SW포토]출사표 던지는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3.05 조회 9201 추천 0 비추천 0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이 5일 상암 스탠포드서울코리아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라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포스트시즌 미디어데…

  • [SW포토]하나원큐 파이팅!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3.05 조회 8614 추천 0 비추천 0

    여자프로농구 하나원큐 신지현, 김도완 감독, 양인영(왼쪽부터)이 5일 상암 스탠포드서울코리아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라WON 2023-2024 여…

  • [SW포토]삼성생명 파이팅!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3.05 조회 9441 추천 0 비추천 0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키아나 스미스, 이근배 감독, 배혜윤(왼쪽부터)이 5일 상암 스탠포드서울코리아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라WON 2023-20…

  • [포토] 창단 첫 봄농구 나서는 하나원큐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3.05 조회 8639 추천 0 비추천 0

    하나원큐 신지현, 김도완 감독,양인영(왼쪽부터)이 5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열린 2023-2024 WKBL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 ‘유료 중계의 시대’ KBO리그의 과감한 시도… 주사위…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3.05 조회 8656 추천 0 비추천 0

    서울 잠실야구장을 가득 메운 야구팬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돈을 내고 야구를 보는 시대가 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CJ ENM과 …

  • 보증업체
  • 이벤트
  • 꽁머니교환
  • 로그인
토토힐 이벤트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