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정재훈 투수 코치의 역설 “너 자신을 알라”[S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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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캔버라(호주)=장강훈 기자] “자신이 왜 실패했는지, 자각하는 게 중요하죠.”
‘대권후보’로 떠오른 KIA는 올시즌 마운드 재건이 화두다.
지난해 주축 선수의 줄부상에도 팀 타율 2위(0.276)에 올랐고, 시즌 막판까지 3위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지표성적은 팀 평균자책점 5위(4.13)으로 크게 나빠보이지 않지만, 볼넷이 많았고(최다 2위·564개)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42)도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지난해 가을부터 KIA 투수진을 이끄는 정재훈 투수코치는 “어떤 훈련을 하느냐보다 왜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했다.
그는 “풀타임 1군을 소화하지 못한 투수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스스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구, 체력, 경기운영 능력 등 1군 투수가 가져야 할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므로 1군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라는 얘기다.
정 코치는 “좋은 구위여도 제구가 안되면 쓸 수가 없다.
제구가 안좋으면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어떤 훈련이 필요할지 등을 자신이 느끼고 준비해야 한다.
스프링캠프는 각자 문제점을 얼마나 보완했는지 확인하는 무대”라고 말했다.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는 매일 투수들이 만들어내는 경쾌한 파열음이 울려퍼진다.
포수 미트를 차고 들어오는 볼은 적어도 불펜에서는 흠잡을 데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를 평가전과 국내에서 시작하는 시범경기를 통해 1군과 2군 투수로 나뉜다.
개막을 1군에서 맞이했지만, 풀타임을 소화하는 투수는 많지 않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와 ‘대투수’ 양현종, 영건 선발 이의리 정도를 제외하면 선발 로테이션에 들기 위한 경쟁을 해야한다.
지난해는 ‘루키’ 윤영철(20)이 선발 중책을 맡았지만, 외국인 투수 부진과 주축 선발 부상 등으로 생긴 공백을 제대로 체운 투수는 등장하지 않았다.
불펜진도 마찬가지.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 등 이른바 ‘트리플J’와 왼손투수 이준영 정도가 그나마 ‘상수’. 사이드암 박준표를 필두로 경쟁력있는 투수가 즐비하지만, 크고작은 부상과 밸런스 붕괴 등 다양한 이유로 전력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그런데 똑같은 루틴으로 스프링캠프에 참여하면, 올시즌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체력이 약하면 기르는 방법을, 커맨드가 떨어지면 보완할 방법을 스스로 찾아 각자 몸에 맞는 훈련방법으로 보완하는 게 캠프에서 할 일이라는 게 정 코치의 생각이다.
그는 “숙제를 해결한 투수는 캠프 때도 알아서 몸을 만든다.
이런 투수들이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지 않겠는가”라며 “선수마다 특성이 다르고 재능이 다른데 획일적인 훈련으로 각자 기량을 극대화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밝혔다.
그래서 KIA 투수들은 튜빙, 웨이트트레이닝, 창던지기, 러닝 등 개인별 훈련을 소화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투수만 뒷받침되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선수단의 공통의견. ‘지기(知己’가 ‘지피(知彼)’에 우선해야 승리 확률이 높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달아가는 KIA 투수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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