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로우 효과’에 탄력 받은 흥국생명, ‘어우흥’ 칭호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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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인 도로공사는 박정아, 정대영 등 주축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 이적을 한데다 우승권 전력팀들도 뚜렷한 보강이 없었다.
반면 흥국생명은 ‘배구여제’ 김연경을 FA 잔류시킨 데다 미들 블로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김연경의 절친인 김수지를 FA 영입했다.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란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였다.
리그 개막 이후 흥국생명은 2라운드까지 11승1패를 거두며 시즌 전 전망대로 독주하는 듯 했다.
그러나 3라운드 3승3패, 4라운드 4승2패로 다소 주춤하는 사이 현대건설이 3,4라운드를 모두 5승1패로 마치면서 두 팀의 자리는 뒤바뀌었다.
전반기를 마쳤을 땐 현대건설이 승점 58(19승5패), 흥국생명이 승점 50(18승6패)으로 격차가 꽤 벌어졌다.
흥국생명의 역전은 쉽지 않아보였다.
두 시즌째 흥국생명에서 뛰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퇴출시킨 것. 옐레나가 3라운드부터 공격 효율도 떨어진 데다 코트 위에서의 태도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자 분위기 쇄신을 위해 외국인 선수 교체를 택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달 17일 GS칼텍스전 1-3 패배 이후 인터뷰에서 옐레나에 대해 의미심장한 작심 발언을 남긴 바 있다.
옐레나의 경기력이 어땠냐는 질문에 아본단자 감독은 “옐레나에 관련된 질문이 많이 나오는데, 다들 보다시피 지금 경기력은 좋지 않다.
경기가 끝나면 분석지와 통계를 모두가 보듯, 그의 부진은 비밀이 아니다.
다들 아는 내용이다”라면서 “옐레나도 경기력이 좋지 않아도 동료들을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태도가 조금 아쉽다.
더 열심히 해줘야 한다”며 질타했다.
옐레나 대신 데려온 선수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좌완투수 랜디 존슨의 딸로 유명한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이었다.
아버지를 닮아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인 윌로우는 2022~2023시즌과 올 시즌을 앞두고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아버지의 유명세 덕분에 화젯거리를 모으긴 했지만, 기량 자체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2년 연속 7개팀의 선택을 받는 데는 실패했던 선수다.
우리 팀에는 분명 도움이 될 선수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연경의 말은 사실이었다.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자마자 윌로우는 왼손잡이 특유의 깊은 각을 앞세운 예리각 공격력을 뽐내며 팀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V리그에 첫 선을 보인 지난달 30일 도로공사전에서 17점(공격 성공률 44.44%)을 올린 윌로우는 지난 2일 GS칼텍스전에서도 공격 성공률 45.95%로 19점을 뽑아냈다.
두 경기 모두 흥국생명은 3-0 셧아웃 승리를 따냈다.
김연경에 쏠린 공격 부담을 윌로우가 덜어주면서 팀 공격 전체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선두 현대건설은 지난 4일 정관장과의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현대건설(승점 62, 20승6패)과 흥국생명(승점 56, 20승6패)의 승점 차는 6으로 줄어들었다.
두 팀은 아직 5,6라운드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다.
흥국생명에겐 아직 역전의 기회는 충분히 남아있다.
윌로우 영입을 통해 반전을 꾀한 흥국생명의 승부는 과연 역전 우승이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맺음할지 주목된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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