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나올 때도 ‘야유’ 최악의 매너 사우디 4만 관중, 패배에 ‘침묵’으로 퇴장 [SS도하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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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도하=강예진 기자] 제대로 본때를 보여줬다.
최악의 응원 매너를, 한국은 ‘승리’로 잠재웠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전,후반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 승전고를 울리며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많은 걸 이겨낸 클린스만호다.
한국은 그라운드 내 사우디 선수뿐 아니라 관중석 사우디 팬과 싸워야 했다.
4만4000여명이 수용 가능한 경기장에 사우디 관중만 4만 여명이 들어찼다.
킥오프 3시간 전부터 유니폼과 머플러를 두른 사우디 팬은 ‘기세등등’한 표정과 제스처로 한국을 향한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한국 취재진과 팬을 향해 조롱하는 듯한 언행을 보이기도 했다.

“사우디 팬이 3만 명 정도 와서 불리한 측면이 있을 것 같긴 하다.
잘 준비해야 한다”고 우려했던 클린스만 감독의 얘기가 그대로 들어맞는 분위기였다.

사우디의 ‘비매너’는 경기 전후로 계속됐다.
킥오프 전 애국가가 흘러나올 때는 물론 한국이 공을 잡고 있을 때 ‘야유’를 퍼부었다.
특히 1-0으로 사우디가 앞서고 있던 후반 30분쯤 사우디 팬은 플래시를 터뜨리며 마치 ‘승리’를 자축하는 듯한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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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는 제대로 응징했다.
후반 종료 직전까지 공세를 펼쳤고, 결국 동점골을 작렬했다.
후반 추가시간 9분 조규성이 문전에서 설영우의 헤더 패스를 받아 그대로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승리를 예감한 듯 ‘환호’로 가득했던 경기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 속 한국이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연장전으로 흘러간 상황. 사우디 팬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1-0으로 앞서고 있을 때만큼 함성과 응원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승부차기에서는 한국 키커 차례 때 다시 야유를 퍼부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손흥민과 김영권, 조규성, 황희찬이 차례로 골문을 깔끔하게 갈랐다.
반면 사우디는 세 번째 키커 사미 알나지와 네 번째 키커 압둘라흐만 가리브의 슛이 연이어 조현우에게 막히면서 고개를 떨어뜨렸다.

경기 종료 후 사우디 팬은 약속이라도 한 듯 빠르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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