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51’ 아버지 전설적 번호 달고 나타난 흥국생명의 ‘히든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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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윌로우 존슨이 서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첫발을 잘 내디뎠지만, 증명은 계속돼야 한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정규시즌 1위 현대건설 추격을 위해 고삐를 당긴다.
올스타브레이크 기간 과감하게 띄운 ‘외인 교체’ 승부수와 함께 5∼6라운드 짜릿한 반전을 꿈꾸는 중이다.
4라운드까지 마치고 휴식기에 들어갔을 때,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승점 차는 8점이었다.
따라잡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결코 쉽지 않은 격차였다.
난제를 해결하고자 부진과 태도 논란에 휩싸인 옐레나 므라제노비치와 작별하고 미국 국적 윌로우 존슨을 데려왔다.
물음표는 붙어 있었다.
윌로우는 2022∼2023시즌 트라이아웃부터 2번 연속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어떤 구단의 선택도 받지 못했다.
191㎝의 큰 신장과 왼손잡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그에 비해 순발력, 점프 등 운동 능력은 떨어진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윌로우 존슨(왼쪽)과 김연경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그래도 결단을 내렸다.
시즌을 거듭하며 과부하가 걸리는 김연경의 부담을 덜어야 했다.
윌로우의 장점에 더 집중했다.
함께 훈련에 나선 김연경은 “좀 더 빠른 공을 때릴 수 있는 선수다.
왼손잡이 장점도 있어 상대가 힘들어할 부분이 있다”며 “성격도 워낙 적극적이다.
팀에 많이 필요했던 타입의 선수다.
기대가 많이 된다.
다가올 경기에서 보시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워 기대감을 품게 했다.
30일 김천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첫선을 보였다.
특별한 등번호 51번과 함께였다.
바로 입단과 함께 큰 관심을 받은 그의 아버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전설의 투수 랜디 존슨의 번호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구단 영구결번 2개 중 하나인 특별한 숫자다.
흥국생명 윌로우 존슨(오른쪽)과 아버지 랜디 존슨의 모습. 사진=랜디 존슨 개인 SNS |
애리조나 영구결번 51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있는 랜디 존슨. 사진=랜디 존슨 개인 SNS |
아버지의 기운과 함께 윌로우는 17점, 공격성공률 44.44%로 3-0 승리를 이끌어 눈도장을 찍었다.
공격점유율도 레이나 도코쿠(31.75%)에 이어 두 번째(28.57%)로 높았다.
김연경이 후위에 서는 포지션에서 답답해지는 팀 공격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게 했고, 현대건설과의 격차도 승점 5로 줄였다.
이른 판단은 경계해야 한다.
첫 상대 한국도로공사는 하위권 팀이기도 하며, 객관적 전력에서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흥국생명이 1위를 탈환하려면 윌로우가 강팀과의 경기에서도 같은 모습을 유지해줘야 한다.
산뜻한 출발이 기적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흥국생명이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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