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장도 박수를…‘기적’ 쓰고 찬란한 퇴장, 신태용 감독의 도전은 계속된다 [SS도하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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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도하=강예진 기자] 아름다운 퇴장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28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호주와 16강전에서 0-4 대패했다.
전반 12분 불운의 자책골로 리드를 내줬고, 내리 3골을 헌납하면서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8강은 좌절됐지만, 도전은 박수받을 만하다.
인도네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6위로 이번대회 본선 진출국 중 홍콩(150위) 다음으로 순위가 낮다.
본선 무대는 2007년 이후 무려 17년 만이다.
신 감독은 이번대회 ‘세대교체’를 명목으로 젊은 선수 위주로 스쿼드를 꾸렸고, ‘도전’과 ‘경험’을 앞세워 야심차게 대회에 나섰다.

극적인 16강행을 일궜다.
일본과 이라크, 베트남과 D조에 묶인 인도네시아는 각 조 3위 가운데 상위 4개 팀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로 결선 토너먼트에 합류했다.
‘라이벌’로 꼽히던 베트남을 1-0으로 잡은 게 신의 한수였다.

FIFA 랭킹 25위인 ‘강호’ 호주와의 16강전. 신태용 감독에겐 마치 ‘보너스’ 같은 경기였지만, 허투로 준비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경기 시작부터 강하게 맞섰다.
피지컬과 힘에서 우위를 점한 호주를 상대로 전방 압박을 통해 기회를 엿봤다.
호주는 ‘약체’ 인도네시아의 강한 압박에 당황한 듯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갔다.
전반 12분 인도네시아 불운의 자책골이 나온 후에도 인도네시아는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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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0-4 대패.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지 않은 호주에 당했지만 신 감독은 “지금까지 치른 4경기 중 가장 잘했다고 자평한다.
너무 잘해줬다”고 선수단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레이엄 아놀드 호주 감독은 “힘든 경기였다.
몸싸움에 강했다.
인도네시아의 축구는 정말 칭찬하고 싶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신 감독은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 대부분이 소속팀에서 경기를 거의 소화하지 못했다.
선수들을 소집한 이후 경기 감각은 물론 몸상태 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지만 차근차근 대회를 준비했고, 사상 첫 16강이라는 ‘기적’을 썼다.

비록 신 감독의 도전은 16강에서 마무리됐지만, 경기장을 찾은 인도네시아 팬들은 그들을 향해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가는 선수들의 표정도 밝았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잘 따라와준 덕분에 좋은 성적이 나왔다.
또 협회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줬던 부분도 컸다.
월드컵 2차 예선이 진행 중이다.
1무 2패로 힘든 상황이지만, 2차 예선을 통과하는 게 다음 목표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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