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이 부러지나, 내 발등이 부러지나” 주정훈의 ‘무시무시한’ 각오…파리서 ‘끝장’ 본다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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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천=김동영 기자] “어디 한 번 해보자.”

살벌하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건 ‘싸움’이다.
장애인 태권도 국가대표 주정훈(30·SK에코플랜트)의 각오다.
어머니를 빼다 박았다.
“죽어도 코트에서 죽어라”고 했단다.

주정훈은 25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장애인 태권도는 진짜 격투기다.
‘네 팔이 부러지나, 내 발등이 부러지나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다.
끝났을 때 멀쩡히 걸어 나오면 경기 제대로 안 한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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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훈은 장애인 태권도 ‘간판’이다.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다.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는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실 도쿄에서도 금메달 후보라 했다.
첫판에서 패하면서 패자전으로 밀렸다.
이후 동메달을 따냈다.
패럴림픽 첫 메달. 의미가 있었다.
주정훈은 만족할 수 없었다.

그는 “즐긴다고 하지 않나. 패럴림픽은 즐기는 게 아니었다.
사실 그때 나도 즐기지는 못했다.
본부석에서 ‘나 1등 할 테니 많이 오시라’고 했다.
관중이 너무 많이 오셨다.
즐겁지 않았는데, 즐기는 척을 했다.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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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당연히 목표는 파리 패럴림픽 금메달이다.
‘최초’의 금메달을 바란다.
동시에 ‘최고’가 되고자 한다.

주정훈은 “도쿄 경험이 있다.
내가 할 것만 하고, 편안하게 준비하고 있다.
두 번째는 다를 것이다.
즐기는 것보다,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태권도의 매력을 물었다.
“장애인 태권도는 얼굴 타격이 없다.
옛날 태권도처럼 때리는 발차기를 많이 한다.
비장애인 태권도는 ‘발 펜싱’이라는 비판도 있지 않나. 루즈할 수 있다.
장애인 태권도는 몸통 득점이 많다.
진짜 격투기 같다.
그게 매력이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뛴다.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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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발차기가 들어오면 또 막아야 한다.
팔이 남아나질 않는다.
몸통 공격이 많으니 단련도 필수다.
아예 보호구를 하지 않은 상태로 맞는단다.

주정훈은 “연습 때 다치지 않으려고 보호대를 찬다.
훈련 파트너에 따라 강도가 다르다.
맞아보고 안 아프면 한 번씩 보호구 없이 맞는다.
숨이 막힌다.
경기 중에 그런 경우가 많다.
훈련 때부터 연습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훈련 때부터 정말 강하게 찬다.
‘못 맞겠다’고 물러나면 안 된다.
맞을수록 단단해지고, 부러지면 더 단단해진다.
부상도 있지만, 부상 없이 얻는 것은 없다.
만족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자부심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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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투력이 그냥 나올 리 없다.
이유가 하나 있었다.
어머니다.
“어머니는 ‘죽더라도 코트 위에서 죽어라’고 하신다.
이왕이면 1등하고 은퇴하라고 하시더라. 마음 단단히 먹으셨다.
이번 대회에서 끝장을 보자고 하셨다”며 웃었다.

이어 “대단하시다.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강하다.
어머니처럼 했다면 도쿄에서도 1등했을 것 같다.
막상 경기장에서 내가 뛰는 것을 보면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나중에는 ‘더 세게 차라’고 한다”며 재차 웃음을 보였다.

주정훈은 현재 세계랭킹 2위다.
파리 패럴림픽에서도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각오도 단단하다.
도쿄 패럴림픽 동메달의 아쉬움을 떨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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