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은 없지만…곽빈은 ‘희망’을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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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베어스 제공
“올해 더 채워가고 싶어요.”

우완 투수 곽빈(두산)에게 2023시즌은 성장하는 해였다.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다.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12승), 2점대 평균자책점(2.90)을 마크했다.
지난해 10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기록한 토종 자원은 곽빈과 고영표(12승, 평균자책점 2.78)뿐이었다.
태극마크도 세 차례나 달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부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등에 나섰다.
‘에이스’라는 수식어에 한층 더 가까이 가는 순간이었다.

정작 본인은 웃지 않았다.
예기치 못한 부상을 마주한 까닭이다.
5~6월 허리 통증으로 한 박자 쉬었다.
항저우 AG 땐 담 증상에 감기 몸살까지 겹쳐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서도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다.
경험 부족으로 인한 시행착오일 수도 있다.
곽빈은 “2023년엔 WBC로 시즌 준비를 일찍 시작했다”면서 “나만의 리듬이 없어진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조절을 잘 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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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베어스 제공

그래서일까. 스스로를 향한 냉정한 평가를 거두지 않았다.
곽빈은 여전히 자신의 자리가 확실하지 않다고 봤다.
3선발 유력 후보임에도 자세를 낮췄다.
실제로 두산엔 외인 원투펀치를 제외하고도 최원준, 최승용, 김동주, 이여하 등 재능 있는 선발 카드들이 꽤 많다.
곽빈은 “지난해만큼 앞으로 두 시즌 정도는 더 해야 내 자리가 확실하게 만들어질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숫자보다는,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어두운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속에서 희망도 발견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이제는 오롯이 자신의 것을 정립해가려 한다.
제구 역시 마찬가지. 곽빈은 “시즌이 길다 보니 (페이스가) 떨어지면 나도 모르게 불안해지더라”고 밝혔다.
지난해 후반기 곽빈은 팔을 조금 높였다.
원하는 만큼 힘이 실리지 않자 나름대로 변화를 꾀해본 것. 곽빈은 “나랑은 안 맞는 것 같더라. 올해는 정해진 팔 각도 안에서 꾸준하게 던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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