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도 美 따라 ‘베이스 확대’… ‘대도의 시대’ 다시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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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홍창기가 2루 도루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시, 뛸 이유가 생겼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4년 KBO 제1차 이사회를 통해 베이스 크기 확대를 발표했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피치클록과 함께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칠 요소다.
KBO는 “KBO리그 및 퓨처스리그 모두 전반기부터 도입한다.
2월 중 각 구장에 신규 베이스 설치를 완료하기로 했다”며 “선수의 부상 발생률을 감소시키고, 도루 시도 증대에 따른 보다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피치클록과 마찬가지로 이미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먼저 선보인 정책이다.
2023시즌부터 15인치였던 베이스를 18인치로 키웠다.
효과는 대단했다.
지난해 리그 도루 성공률은 80.2%로 전년도 대비 약 5% 포인트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썼다.
경기당 도루 시도는 1.8개로 2012년 이후 가장 높았다.
21개 팀이 팀 도루 100개 이상, 그중 5개 팀이 150개 이상을 찍었다.
도루 관련 기록들이 말 그대로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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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시즌부터 미국 메이저리그에 적용된 확대 베이스(아래)와 종전 베이스 비교 사진. 사진=AP/뉴시스

KBO에도 ‘대도’, ‘발야구’ 등 잊혔던 트렌드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일본야구 영향을 받은 ‘스몰볼’이 익숙하던 당시에 도루는 득점을 위한 필수 요소였다.
하지만 타자들의 기술력과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오며 찾아온 타고투저로 장타 생산율이 높아지면서 도루의 가치는 서서히 떨어졌다.
도루로 인한 빈번한 부상 발생도 함께 영향을 줬다.

최근 그 경향이 더 두드러졌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KBO리그 경기당 평균 도루 시도 개수는 2017년(0.82개)부터 2022년(0.87개)까지 6년 연속 영점대를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 시즌 정확히 평균 1개를 찍었지만 1.49개의 2010시즌, 1.45개의 2013시즌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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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시즌 도루왕에 오른 두산 정수빈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역대 도루왕들의 기록에서도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2018시즌에는 박해민이 36개로 도루왕을 차지해 역대 최초 40도루를 넘지 않는 타이틀 홀더가 탄생했다.
박찬호(2019·39개), 심우준(2020·35개)도 뒤를 이었다.
직전 시즌 도루왕에 오른 정수빈도 단 39개로 트로피를 얻었다.
1994년 84도루라는 전설적인 수치를 남긴 이종범을 비롯해 1993년 75도루를 기록한 전준호 등 역사적인 ‘대도’들과의 현저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2024시즌을 찾아올 대격변은 이 흐름을 바꿀 수 있다.
피치클록까지 전반기 시범운영 이후 정식 도입돼 투수의 견제까지 제한한다면 효과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다시, 대도의 시대가 찾아온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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