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종대의 너나 잘 치셔요] 윤이나 일병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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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윤이나 선수의 오구 플레이 사건을 접했을 때, 모든 골퍼는 엄청난 충격과 함께 분노를 금치 못했다.
만약 그녀가 경기 중에 잘못을 시인하고 인정만 했다면 2벌타만 받고 사소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던 일이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후 석연치 않은 자진신고로 의혹은 일파만파 커졌고, 일부 팬들의 반응은 영구 제명해야 한다는 격양된 목소리까지 나오게 되었다.

결국 ‘3년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로 마무리되었지만, 지금까지도 논란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새해에 들어 KLPG에서 최종적으로 출전정지 처분을 3년에서 1년 6개월로 감면해줬다.
이로써 윤 선수는 올 시즌 정기 투어부터는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감면 사유의 배경은 윤 선수가 자기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 징계 이후 50시간의 사회봉사 활동과 미국 마이너리그 골프투어 상금 전액 기부, 유소년 선수 무료 골프 강의 등을 했으며 구제 탄원서가 3500건 접수된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고 룰과의 싸움이다.
자신을 속이고 싱글을 치는 것보다, 떳떳하게 룰을 지키면서 100개를 치는 것이 진정한 골퍼가 가야 할 길이고, 아름다운 골프의 진실이다.
누구나 필드에 가면 유혹에 빠지기 쉽다.
내 볼이 아닌데 내 볼이라고 하고 치고 싶고, 한 발짝만 옮기면 그린에 올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채로 볼을 밀고 싶고, 벙커에 에그플라이가 돼서 살짝만 꺼내고 싶고. 18홀 동안 유혹이 꼬리를 물고 다닌다.

필자도 ‘너나 잘 치셔요’ 책을 내면서 양심선언을 했다.
동반자들과 돈내기를 세게 하면서 언덕 러프로 간 볼을 캐디와 함께 찾다가, 돈을 많이 잃은 내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캐디는 “동반자들 모르게 내 볼이 아닌 로스트볼로 찾았다고 하고 치라”고 했다.
순간 마음속으론 고민했지만, 돈 앞에 눈이 멀어서 영혼을 팔아버린 적이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스코어에 연연하고 돈 한 푼 더 따려고 룰과 규칙을 어긴다면, 그 순간은 모면할 수 있을지언정 언젠가는 골프도 잃어버리고 동반자들은 모두 떠나가 버릴 것이다.
골프는 자신에게는 잔인할 정도로 엄격해야 하고, 동반자에게는 한없이 관대해야만 그들이 일상생활에서나 필드에서나 언제든지 불러주고 찾아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람을 얻는 골프이며 아마추어가 지향해야 할 최대의 과제이다.

윤이나 선수는 한국을 대표할 만한 기량과 자질을 가진 나이 어린 신인 프로 선수임은 틀림없다.
앞으로도 무한한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겸비한 선수이지만,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프로골프 선수로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러나 협회의 징계 처분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1년 넘게 반성과 자숙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사회봉사와 기부를 통해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윤 선수가 내적으로 보다 성숙해진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하고 싶다.
살다 보면 누구나 본의 아니게 실수와 잘못을 저지를 때가 있다.
진정 용기 있는 사람은 그 잘못이나 실수를 인정하며 용서를 구하고 반성하는 사람이다.

이제 공은 온전히 윤이나 선수에게 넘어갔다.
3500명의 탄원서를 제출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동안 윤 선수를 응원하고 사랑했던 팬들과 더불어 아직도 징계처분 감면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안티팬이나 선수들에게도 진정성 있게 변화된 모습으로 한결같이 다가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올 시즌 필드에서 우승을 떠나 최선을 다하는 경기 모습을 보여주고, 대외적으로는 1년 넘게 해오던 사회봉사나 기부를 통한 나눔의 실천을 남들 의식하지 말고 형식이 아닌 지속적으로 이어져 나가길 바란다.
<골프칼럼니스트, ‘너나 잘 치셔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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