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없는 토트넘, 포로의 '원더골'로 1-0 '신승'...FA컵 32강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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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번리와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 64강전, 포로의 후반 34분 결승골로 토트넘 1-0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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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손흥민이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운 토트넘이 6일 번리와 FA컵 64강전에서 수비수 포로의 원더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고 32강에 올랐다. 팬들의 성원에 화답하고 있는 토트넘의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그의 빈 자리는 생각보다 너무 컸다. 수비수의 원더골이 그나마 토트넘을 구원했다. '쏘니' 손흥민(31)이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운 토트넘이 약체 번리를 상대로 힘겨운 경기를 펼치며 가까스로 FA컵 32강에 올랐다. 페드로 포로의 '원더골'이 후반 터지지 않았다면 재경기로 이어질 분위기였다.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6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번리와 2023~2024시즌 잉글랜드 FA(축구협회)컵 3라운드 64강전에서 '캡틴' 손흥민의 빈 자리에 브레넌 존슨을 투입하고, 중원에 올리버 스킵을 세우는 임시 처방으로 경기에 나섰으나 조직력에 구멍을 드러내고 마무리 부족까지 겹쳐 둔탁한 모습을 여지없이 노출했다.

오른쪽 풀백 포로의 결정적 한 방이 그나마 토트넘을 살렸다. 홈 4연승도 기록했다. 토트넘은 결정력 부족으로 0의 균형을 깨지 못 하던 후반 34분 공격에 가담한 페드로 포로가 페널티박스 오른쪽 외곽 21m 지점에서 정확한 오른발 아웃프런트킥으로 번리의 왼쪽 골망을 흔들어 1-0 승리를 거뒀다. 포로는 번리의 골키퍼가 동료에게 연결한 볼을 전방 압박으로 가로챈 뒤 곧바로 오른발로 정확하게 임팩트를 가해 왼쪽 골문을 갈랐다. 볼을 가로채 기회를 만들고 피니시까지 멋지게 장식하는 수비수 포로의 '원맨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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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오른쪽 풀백 페드로 포로가 손흥민의 공백으로 흔들리던 토트넘을 구원했다. 후반 34분 결정적 원더골로 번리전 1-0 승리의 주역이 됐다./런던=AP.뉴시스

토트넘은 포로의 결정적 한 방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 내용은 우려대로 매끄럽지 못했다. 득점 기회를 만드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잘 조여진 나사가 몇 개 풀린 듯한 경기력을 보였다. 경기 중 선수들의 집중을 촉구하는 '캡틴'의 공백 또한 그대로 나타났다.

'캡틴' 손흥민의 한국대표팀 차출과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부상 공백으로 생긴 토트넘의 주장 완장은 미드필드의 핵심 자원인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차고 경기를 이끌었으나 역부족을 노출했다. 토트넘의 주장단이 모두 대표팀 차출과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가운데 임시 주장 완장은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와 수비수 벤 데이비스 등이 물망에 올랐으나 중원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벤탄쿠르에게 돌아갔다.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 손흥민 없이 경기를 치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반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후반 13분까지 0의 행진이 계속되자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던 로 셀소를 빼고 브라이언 힐을 투입하는 변화로 승리로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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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의 빈 자리에 나선 브레넌 존슨은 공격진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약을 보였다. 사진은 크리스털 팰리스와 EPL 원정 10라운드에서 리그 8호골을 터뜨린 뒤 도움을 준 브레넌 존슨(오른쪽)과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손흥민./런던=AP.뉴시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부재에 대해 "빅 로스(큰 손실"이라며 "우리는 팀의 절대적 선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모든 선수들의 수준을 높여야할 것"이라며 우려와 동시에 나머지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토트넘에서 이번 시즌 리그 20경기와 리그컵(카라바오컵) 1경기에서 12골 5도움을 기록한 것은 물론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끈 손흥민의 부재가 '지옥'에 비견될 정도로 타격이 크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한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상으로 재활을 해온 주전 센터백 미키 판 더 펜을 엔트리에 등록시키고 히샬리송을 원톱으로 하는 4-2-3-1전형으로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된 번리전 승리를 노렸다. 손흥민의 공백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번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5위를 기록하고 있고, 경기 전까지 3연승을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EPL 강등권인 19위 번리와 홈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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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리전에서 손흥민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부진을 면치 못한 히샬리송(오른쪽)과 쿨루셉스키./노팅엄=AP.뉴시스

하지만 토트넘의 새해 첫 경기로 열린 번리전은 긍정적 요소보다 부정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손흥민 자리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인 브레넌 존슨의 돌파와 크로스 이외에는 답답함을 보였다. 히샬리송은 여전히 득점 찬스를 날려보냈고 데얀 쿨루셉스키는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히샬리송은 전반 10분 토트넘의 첫 득점 찬스에서 부정확한 왼발 슛으로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지 못 했다. 히샬리송은 전반 15분에도 절묘한 침투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에서도 골을 기록하지 못 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 13분 브라이언 힐을 투입한 것을 시작으로 잇따라 선수 교체를 시도하며 후반 34분 포로의 원더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32강에 올랐다. 토트넘은 지난해 8월 카라바오컵(리그컵) 2라운드에서 풀럼과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 끝에 3-5로 져 '광속 탈락'하면서 이번 시즌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대회가 정규리그와 FA컵으로 줄어들었다. 선수들의 부상과 전력을 고려할 때 리그에서는 사실상 우승보다 '톱4' 진입이 현실적이라고 보면 FA컵 우승이 그나마 가능성 있는 대회로 꼽힌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최대 2월 10일까지 아시안컵 차출로 팀을 비운다면 모두 6경기를 손흥민 없이 경기를 치르게 되는데 6경기 가운데 첫 경기는 일단 승리로 장식하면서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FA컵 우승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토트넘은 오는 1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EPL 21라운드 원정경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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