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운명 걸렸다’ 아시안컵 64년 한풀이 도전 스타트…여의도 미니소집부터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64년 묵은 한을 풀어야 한다.

축구국가대표 ‘클린스만호’가 체제 운명이 걸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향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디딘다.

독일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내년 1월12일부터 2월10일까지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에 참가한다.
이번 대표팀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역대 가장 많고 최적의 폼을 유지한 빅리거를 보유해 역대 최강으로 꼽힌다.

일본, 이란 등 경쟁국을 넘어 아시아 정상 탈환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 축구는 1956년 초대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한 이후 준우승만 4회(1972 1980 1988 2015)를 기록했다.
‘아시아 호랑이’를 자부하면서도 정작 아시아 최고 권위 대회인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한 게 반세기를 넘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월 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한 뒤 잦은 외유와 근태 논란에 휘말렸다.
초반 5경기에서 무승(3무2패) 늪에 빠지는 등 성적도 신통치 않아 조기 경질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력 유럽파 사기를 끌어올리는 리더십으로 5경기에서 ‘19골 무실점 전승’ 성적을 내며 불신을 어느 정도 거둬냈다.
K리거 관찰 등 ‘플랜B’ 수립엔 여전히 우려 목소리가 크지만, 변수 없는 플랜A를 가동한다면 아시안컵 우승에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는 평가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스타답게 최근 대표팀 분위기가 살아나자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것이다.
그때 평가받겠다”고 호기롭게 말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실제로 이번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면 최악의 여론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워낙 논란이 지속했던 터라 대한축구협회(KFA) 역시 그에게 지휘봉을 계속 맡길 명분이 떨어진다.





클린스만 감독은 플랜A를 최대한 완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6일부터 서울 여의도 소재 한 호텔에 시즌을 마친 K리거와 전반기 일정을 끝낸 유럽파 선수 등 16명을 조기 소집해 훈련을 시작한다.

조현우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설영우(이상 울산) 김진수 문선민 박진섭(이상 전북) 이재성(마인츠)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등이 합류한다.
실외 훈련 없이 실내에서 웨이트트레이닝 등에 집중하며 컨디션 조율에 힘쓸 예정이다.

김민재도 전반기를 끝냈지만 최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것을 고려해 휴식을 부여했다.
주력 요원의 상태를 배려하고 방패막이 구실을 하는 그만의 스타일이 녹아 있다.
그리고 28일 용산 CGV에서 아시안컵 본선에 출전할 26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깜짝 발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불법 촬영 혐의를 벗을 때까지 대표 자격 잠정 박탈 징계를 받은 공격수 황의조(노리치시티)의 대체자를 두고 K리그1 득점왕 주민규(울산)가 언급됐지만 누구도 뽑지 않았다.

기존 최전방 자원인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가 있고, 원톱으로도 뛸 수 있는 손흥민을 활용하려는 그림으로 보인다.



클린스만호는 내달 2일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향하고 6일 중동의 강자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바레인(86위) 요르단(87위) 말레이시아(130위)와 E조에 묶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앞서는 한국은 무난하게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녹아웃 스테이지에서는 누구도 쉽게 여길 수 없다.

손흥민과 황희찬(울버햄턴) 등 일부 유럽파는 아부다비 또는 결전지인 카타르로 합류할 예정이다.
KFA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이 (친정팀인) 토트넘을 비롯해 유럽 구단과 소통하면서 최대한 이르게 선수 차출 협조를 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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