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박지원-女김길리’ 안방에 펼쳐진 월드컵서 나란히 금빛 질주

김길리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남녀 간판 선수들이 기대에 부응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16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4차 대회에서 값진 메달 신고에 성공했다.
남녀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박지원과 김길리가 각각 1500m 종목을 휩쓸며 홈팬들에게 선물을 건넸다.

김길리가 스타트를 끊었다.
여자 1500ｍ 1차 레이스 결승에서 2분35초785의 기록과 함께 영광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레이스 초반 에너지를 아끼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이후 비축해 둔 체력을 폭발 시켰다.
결승선 7바퀴를 남겨두고 스퍼트를 올리며 단숨에 선두로 치고 나갔다.
레이스를 주도한 그는 경쟁자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가장 먼저 경기를 끝마치는 기염을 토했다.

이미 이 종목 세계랭킹 1위를 질주하던 김길리는 금메달과 함께 종합랭킹 포인트 100점을 추가해 총점 715점을 마크했다.
2위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즈월드(미국·680점)와 격차를 벌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박지원이 금메달을 차지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남자 대표팀을 이끄는 박지원이 뒤를 이었다.
남자 1500m 1차 레이스 결승에서 2분16초323으로 캐나다의 샛별 윌리엄 단지누의 도전을 멈춰 세우며 최강자의 위용을 뽐냈다.

2위로 레이스를 시작한 그는 결승선을 9바퀴 남긴 시점에 속도를 끌어 올리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대표팀 동료 장성우와 선두권을 형성하며 레이스를 주도했다.
6바퀴를 남기고 3위로 떨어지며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다시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차근차근 경쟁자들을 제쳐 1위로 앞서가 최종 우승자에 이름을 새겼다.
동료 장성우는 6위를 마크했다.

박지원은 이 금메달로 종합랭킹 포인트 556점을 찍고 스티븐 뒤부아(캐나다·573점)를 무섭게 쫓았다.

한편, 남자 1000ｍ에 나선 황대헌은 0.014초라는 간발의 차로 은메달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삼켰다.
비디오 판독 끝에 갈린 종이 한 장 차이의 명승부였다.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에 출전한 황대헌이 역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자 1,000ｍ에선 심석희, 이소연, 박지원은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개인전 쾌거를 올린 박지원(남)과 김길리 그리고 황대헌과 심석희가 힘을 더한 혼성 2000m 계주는 실격 판정을 받으며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재경기 상황에서 나온 미국의 실격으로 인해 행운의 공동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대표팀은 대회 마지막 날인 17일 남녀 500ｍ, 1500ｍ 2차 레이스, 계주에서 또 한 번 금빛 질주를 꿈꾼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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