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세트 명승부 끝에서는 늘 삼성화재가 웃는다, 패배의식 지우고 위닝 멘털리티 장착한 ‘꼴찌의 반격’

[스포츠서울 | 장충=정다워기자] 지난시즌의 삼성화재는 잊어라.

삼성화재는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에서 풀세트 승률이 가장 높은 팀이다.
이번시즌 다섯 번 5세트 경기를 했는데, 예외 없이 모두 승리하며 100%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 KB손해보험, 현대캐피탈(2~3라운드)과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했다.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선두 우리카드와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도 삼성화재는 5세트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3-2(26-24 25-22 20-25 23-25 15-13) 승리했다.

아찔한 승부였다.
삼성화재는 1세트 주도권을 상대에게 내주며 무너졌다.
14-22 8점 차로 뒤질 만큼 경기력이 나빴다.
하지만 김정호의 서브를 통해 20-24로 추격하더니, 요스바니의 6연속 서브를 통해 우리카드 리시브 라인을 초토화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기세를 올려 2세트마저 잡아내며 적지에서 승점 3을 얻기 직전까지 갔다.

선두 우리카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3~4세트 들어 마테이, 김지한의 공격력이 폭발했고, 수비, 블로킹까지 살아났다.
반면 삼성화재는 요스바니의 공격력이 꺾여 고전한 끝에 세트스코어 동점을 허용했다.
5세트 분위기도 우리카드에 빼앗겼다.
세트 중반까지 6-9 3점 차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5세트는 15점 승부라 이 정도 차이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뒷심은 남달랐다.
착실하게 쫓아가 동점을 만들더니 13-13에서 요스바니의 백어택이 터졌고, 지난시즌 신인상의 주인공 김준우가 마테이의 공격을 돌려세우는 블로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벌써 다섯 번째 5세트 경기 승리. 명승부의 끝에서 웃는 팀은 늘 삼성화재다.

지난시즌 삼성화재의 모습을 떠올리면 상상하기 어려운 결과다.
삼성화재는 김상우 감독 부임 첫 시즌인 2022~2023시즌 11승25패로 최하위에 자리했다.
명가의 추락이었다.

한 시즌 선수단 평가를 마친 김 감독은 비시즌 트레이드, 외국인 선수 영입을 통해 팀 컬러에 변화를 줬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적인 면에서도 능력이 있는 요스바니를 선택했고, 젊은 자원을 주력으로 내세우면서 팀 공기를 바꿨다.
그 결과 삼성화재는 현재 10승5패 승점 25로 2위에 올라 있다.
우리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빨리 두 자릿수 승수에 도달했다.
앞으로 1승만 더 하면 지난시즌 승수와 동률을 이룬다.

김 감독도 이날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5세트에 가면 포기하지 않아 승리하는 것 같다.
중요한 순간에 연결해서 점수를 내는 것도 있다.
운도 따른다.
많이 지고 패배 의식이 있었는데 탈피하는 느낌이다.
긍정적이다.
지난시즌과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라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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