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의 방임, 프런트의 안일함·자충수, 감독의 무덤…‘예견’된 몰락, 수원은 그렇게 강등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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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결국 강등됐다.
수원 삼성은 지난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강원FC와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간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삼성의 다이렉트 강등이 확정됐다.
수원(35골)과 수원FC(44골)가 승점 33으로 동률이었지만, 다득점에서 수원FC가 앞섰다.
‘명가’의 추락이다.
K리그 통산 4차례 우승에 빛나던 수원은 한때 ‘명가’ 또는 ‘리딩 구단’으로 통했다.
이런 수원이 창단 후 처음으로 다음 시즌을 K리그2에서 맞게 됐다.
이날도 경기장에는 2만4932명의 관중이 찾아 힘을 보탰지만 소용 없었다.
수원 팬은 경기종료 후 충격에 빠진 듯 일제히 침묵했다.
야유 대신 ‘적막’만 흘렀다.
선수들도 주저 앉아 허탈한 표정을 지었고, 염기훈 감독 대행도 머리를 감싸 쥐었다.
팬들은 오동석 단장과 이준 대표 이사가 마이크를 잡자 야유와 분노를 쏟아냈다.
일부 팬은 연막탄을 던져 항의 의사를 표현했다.
◇감독 권한 사실상 ‘배제’, 올 시즌도 외국인 농사는 ‘대실패’
수원은 2014년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뀐 뒤 투자가 확연히 줄었다.
지난시즌 인건비도 8위 수준이었다.
그래도 강등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올 시즌 상위권에 오른 포항 스틸러스와 광주FC 사례만 봐도 그렇다.
효율적인 예산활용이 관건인데, 수원은 이와는 정반대 행보를 걸었다.
반복된 외국인 선수 선발 실패도 도마위에 올랐다.
수원은 외국인 선수 영입 과정에서 감독 권한이 타 구단에 비해 적다.
프런트가 주도적으로 외국인 선수 영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현장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실패를 반복했다.
2019년 ‘득점왕’에 오른 아담 타가트를 제외하면 성공한 외국인 선수를 꼽기가 힘들다.
특히 공격수는 더욱 그렇다.
크르피치, 니콜라오, 그로닝, 제리치 등 수원을 거쳐간 외국인 선수들은 사실상 실패 수순을 밟고 짐을 쌌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오현규(셀틱) 대체자로 데려온 공격수 뮬리치는 22경기에서 4골1도움에 그쳤다.
이마저도 부상이 겹쳐 꾸준한 활약도 못했다.
이날도 후반 막판 결정적인 기회를 한 차례 놓쳤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선수단에게 불만이 있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웨릭 포포는 7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지난시즌 K리그2 도움왕 출신 아코스티(4골3도움)도 기대에 못 미쳤고, 바사니(3골1도움) 역시 기대이하였다.
권한을 축소하는 등 프런트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게 당연하다.
◇감독 무덤, 패착된 ‘소방수’ 염기훈 대행
수원은 ‘감독 무덤’이다.
서정원 감독이 물러난 이후 이른바 ‘리얼블루’를 내세웠다.
이임생, 박건하, 이병근 등이 ‘독’이 든 성배를 들었다.
이들 모두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했다.
이병근 감독은 1년 만에 물러났다.
올시즌에만 감독 3명이 지휘봉을 잡았다.
이병근 감독 후임 사령탑이던 김병수 감독은 취임 5개월이 되지 않아 경질됐다.
수원은 감독이 어떤 방향성과 색깔을 팀에 입기도 전에 교체하는 자충수를 뒀다.
이 과정에도 수원원은 ‘사퇴’라고 변명하기 급급했다.
‘소방수’로 선임한 이가 염기훈 대행이다.
염 대행은 수원 레전드 출신이다.
수원은 구단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명목을 내세웠으나, 그는 부임 전까지 플레잉코치였다.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선수 신분이다.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염 대행에게 ‘소방수’ 역할을 맡긴 게 패착으로 이어졌다.
염 대행은 팀에 일부 변화를 줬고, 36~37라운드에서는 연달아 수원FC(3-2 승)와 FC서울(1-0 승)을 제압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강원전에서 반전을 쓰지 못하며 좌절했다.
예견된 몰락이다.
수원은 강등확정 후 “재창단하는 각오로 다시 태어나는 수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각오가 아니라, 진짜 재창단 수준의 혁신과 쇄신이 반드시 있어야 빠르게 1부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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