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ABS 판정→대표팀 반응은 어땠나...“아직 모르겠다” 혹은 “잘 맞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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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로봇 심판’이 살짝 베일을 벗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대표팀의 평가전에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를 테스트 적용했다.
일단 평가는 ‘보류’다.

APBC 대표팀은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상무와 첫 평가전을 치렀다.
결과는 10-3 대승이었다.
오랜만에 실전이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대표팀 거의 모든 멤버가 출전했다.
상무에 양해를 구한 후 상무 라인업에도 대표팀의 일부 선수를 넣었다.
전반적으로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고, 마운드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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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경기 감각을 찾는 것이 목표였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도 “실전을 치른 지 많게는 20일 이상 된 선수들이 많다.
감각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첫술에 오롯이 배가 부를 수는 없는 법이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아직 몸이 덜 올라왔다”고 짚었다.
상무에 포함된 대표팀 투수들이 던질 때는 많은 점수를 얻지는 못한 점을 꼬집었다.

어쨌든 마냥 나쁘지 않은 평가전을 마쳤다.
이날 경기는 경기력 외에 하나 눈길이 가는 쪽이 있었다.
‘로봇 심판’이다.
ABS로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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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8일과 11일 열리는 상무와 연습경기에서 ABS로 판정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도입될 시스템이다.
룰에 가장 가까운 존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팀에 온 선수들이 먼저 경험하는 것도 괜찮다고 봤다.
빨리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시스템은 다 갖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KBO는 이미 2024시즌 ABS 도입을 확정했다.
10월19일 “ABS와 피치클락의 KBO 리그 도입 시기를 2024시즌으로 계획하고 관련 설비 및 시스템을 구축해나갈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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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부터 퓨처스리그에서 단계적으로 운영했다.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진행했고, 이제 1군에도 도입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일단 한국시리즈에서 심판위원들이 ABS 시스템을 테스트했다.
경기에 적용한 것은 아니지만, 심판위원들이 포수 후면 관중석에 앉아 점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APBC 대표팀 평가전에도 ABS를 썼다.
테스트는 많이 하면 할수록 좋은 법이다.
그리고 경기 후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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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은 “잠깐 물어보니, 투수 유형에 따라 잡아주고, 안 잡아주고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더라. 11일 두 번째 경기에 다시 봐야 한다.
콜이 조금 늦지 않나 싶기도 하다.
스트라이크-볼 판정 때는 못 느꼈다.
삼진 때 콜이 바로 딱 나와야 한다.
1초 정도 멈칫하더라”고 돌아봤다.

이에 대해 현장에 있던 KBO 관계자는 “심판 자기 생각은 볼이었는데 ABS는 스트라이크로 나왔다.
그러면서 조금 멈칫했다고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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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상무팀에서 선발로 나선 곽빈은 “처음이었는데 별로 다를 것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은 내가 보더라인에 걸치는 공을 던지지 못했다.
너무 확실한 볼을 던지는 바람에 모호한 공 자체가 없었다”며 ‘셀프 디스’를 남겼다.

역시나 상무팀에서 등판한 오원석 역시 “내가 평가할 것이 없는 것 같다.
경계에 들어가거나, 스트라이크 비슷한 공을 던져야 판단이 될 텐데, 그런 공을 못 던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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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서 선발 문동주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왔던 최승용은 “사람 심판보다는 좁은 느낌이었다.
특히나 양옆이 좁아진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어색해 보일 수 있다.
어쨌든 그 존은 일관성이 있지 않겠나. 적응되면 괜찮을 거 같다”고 자기 생각을 내놨다.

직접 공을 받았던 포수 김동헌은 “이제 볼이다 싶으면 그 라인은 볼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수비 때는 양 사이드는 좁아진 느낌이다.
위·아래는 괜찮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아가 반대 투구도 심판들이 잡아줄 수 있으니 그런 것도 이점이 있다.
이제 프레이밍보다 정확히 잡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송구나 블로킹 등 다른 부분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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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가 익숙했던 선수도 있다.
대표팀 소속으로 1안타 4볼넷을 만든 김성윤이다.
절정의 눈야구를 보여줬다.

김성윤은 “퓨처스 있을 때 경험을 해봤다.
내게 조금은 유리하지 않았나 싶기는 하다.
위쪽 코스도, 내 키에 맞게 설정이 된다.
높은 공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진다.
그게 제일 크다.
오늘도 체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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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를 볼로, 혹은 볼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는 경우가 있는지 물었다.
“체인지업 같은 경우는 가운데로 오다가 바깥쪽으로 흘러 나간다.
존을 통과하면서 지나가면 ‘들어왔구나’ 싶을 때가 있는데 볼로 판정이 나오기도 한다.
그 정도 제외하면 거의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시작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기왕 도입하기로 한 거 정확하면 정확할수록 좋다.
한 경기로 모든 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
일단 ‘맛’은 봤다.
11일 두 번째 평가전에서 또 어떤 반응이 나올까.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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