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간절함이 독이 될 수도’ LG에 내려진 특명… 어깨 짓누른 ‘秋 포비아’ 뚫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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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단이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 후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이대로 포기할 수 없는 ‘대업’이다.

프로야구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우승은 1994년이다.
29년짜리 갈증의 짜릿한 해갈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올해 다시 찾아왔다.
반드시 잡겠다는 일념으로 21년 만에 KS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포스트시즌(PS)은 마음처럼 풀리는 무대가 아니다.
무엇보다 LG 전체를 짓누르는 ‘가을 포비아’가 문제다.
우승에 대한 압박 혹은 간절함에서 비롯된 부담감이 팀 전체를 위축시킨다.

올해 포함 5년 연속 가을야구를 치르지만 최근 성적은 아쉬웠다.
2019~2021년은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좌절했다.
이 중 2021년은 두산에 업셋을 허용해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도 2위로 플레이오프(PO)에서 상대를 기다렸지만, 키움에 일격을 맞아 다시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가을만 되면 약해진 쌍둥이들이다.

이번 KS에서 난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타자들의 방망이가 무겁다.
‘공격 첨병’ 홍창기의 부진이 치명적이다.
정규시즌 타율 4위(0.332), 출루율 1위(0.444), 득점 1위(109개)에 빛난 그지만 가을 공포증을 이기지 못했다.
이번 시리즈 전에도 바닥을 찍던 PS 타율은 KS 1차전 5타수 무안타를 포함해 0.071(42타수 3안타)까지 내려갔다.
여기에 오지환(0.217), 문성주(0.217), 박동원(0.190·1차전 종료 기준) 등의 가을 타율도 현저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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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홈팬들이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수비 집중력에서도 문제를 노출했다.
1차전에만 4개의 실책이 터지며 집중력 부재를 노출했다.
믿었던 마무리 고우석까지 무너졌다.
PS 통산 10경기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1.64(11이닝 2자책점)로 제 몫을 해오던 투수다.
그랬던 그가 1차전 동점을 지키지 못하고 실점해 패전 멍에를 썼다.
정규시즌 내내 노출한 불안함이 그대로 이어졌다.

염경엽 감독이 경계했던 부분이다.
그는 “선수들의 간절함이 내 이상이다.
너무 열정이 불타는 게 잘못하면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
이걸 차분하게 만드는 게 내 가장 큰 임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단에 ‘망설임은 최고의 적이다.
여러분의 간절함과 열정은 충분히 알고 있으니 경기는 차분하고 침착하게 해달라’고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마음처럼 되지 않았지만, 팬들의 소망을 위해서라도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
단기전 약점을 해소하지 못하면 우승은 없다.
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감을 견뎌내야만 하는 법이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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