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이 말하는 유연함과 용병술 “사실 ‘매직’이 어디 있나, 경기 ‘포인트’ 위해 자면서도 축구 생각”[SS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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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포항=박준범기자] “사실 ‘매직’이라는 게 어디 있나.”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장점은 ‘유연함’과 ‘용병술’에 있다.
경기 흐름에 따라 선수 교체와 적절한 포지션 변화로 재미를 본다.
무엇보다 자신의 실수를 ‘쿨’하게 인정하고 곧바로 수정한다.
올 시즌에만 국한해도 미드필더 김종우를 다소 어색한 3선 미드필더에 세웠고, 완델손을 왼쪽 측면 수비수로 기용해 그 효과를 극대화했다.
박승욱을 왼쪽, 오른쪽 측면 수비는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우기도 하고, 김승대를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측면 공격수로도 기용했다.
김 감독은 “훈련을 통해 선수들을 여기도 세워보고 저기도 세워본다.
훈련 때 선수의 성향도 본다.
항상 해보고 염두에 둔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전북 현대와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 때도 선제 실점 후 왼쪽 측면과 오른쪽 측면 수비수와 공격수의 위치를 모두 바꿨다.
김 감독은 “사실 타이밍이 중요하다.
미리 (신)광훈한테 위치를 바꿀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타이밍을 보다가 실점했다.
그렇게 늦을 때가 있고, 딱 기가 막히게 들어맞을 때가 있다.
경기 흐름을 보면서 생각하는 것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용병술로 김 감독은 ‘기동 매직’이라는 수식어도 갖고 있다.
정작 당사자는 손사래를 쳤다.
“사실 ‘매직’이 어디 있나”라고 반문한 김 감독은 “교체 투입한 선수가 맞아들어간 것이다.
경기 흐름을 읽으며 포지션이나 전술 변화가 적중한 것이다.
큰 틀은 똑같다.
경기마다 포인트가 있다.
‘셰프의 키’처럼 축구의 ‘맛’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경기 포인트를 찾는 것이다.
찾지 못하면 잠을 못 잔다.
그러면 자면서도 축구를 생각한다.
그리고 어떻게 공격하고 수비를 할 것인지를 찾으면 코치진, 선수들과 이야기한다”라고 철저한 준비 과정을 말했다.
경기 흐름을 잘 읽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미드필더였다는 것과 선수 생활을 오래 한 것을 비결로 꼽았다.
김 감독은 “미드필더였기에 도움 되는 것도 있다.
수많은 지도자를 만나면서 배운 것도 있다.
선수 때 주장하면서 부분적인 것들을 동료들에게 필요하거나 요구했던 움직임들도 있다”라며 “축구를 바라보는 관점과 포인트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포인트를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김 감독은 선수들과 ‘밀당’에도 능하다.
때로는 편하지만 또 때로는 선수들을 무섭게 대한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끌어낸다.
평소에 선수들과 장난도 스스럼없이 치지만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태도와 자세는 굉장히 강조한다.
김 감독은 “상대를 알아야 ‘밀당’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나는 선수 생활을 오래 했다.
프로 무대에서 일어나는 일은 세대 차이는 있으나 비슷하다.
선수들의 고민거리도 마찬가지다.
나이대별로, 또 경기를 계속 뛸 때, 또 출전하지 못할 때 선수의 마음을 알고 있다”라고 자기 경험에서 비롯됐음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홍)윤상이가 한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되게 친한 것 같이 대하지만 또 편하지는 않다’고 했더라. 선수와 감독의 관계가 너무 가까워도 안 된다.
허물이 없어지고 말과 행동을 막할 수 있다.
그렇다고 또 성향이 정반대로 흐르면 마음이 다친다.
가까우면서도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 아닌가. 평행을 유지할 수 있는 관계가 사실 엄청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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