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1] 고우석이 무너졌다, LG가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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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고우석이 실점 후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방 축제가 여러 악재로 물들었다.

프로야구 LG에 7일 서울 잠실야구장은 특별한 시간을 품은 애틋한 공간이었다.
무려 21년을 기다린 LG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가 재개된 순간이기 때문. 우승 도전은 무려 29년 만이다.
정규시즌 1위와 함께 1994년 2번째 통합우승으로 만든 ‘V2’ 이후 계속된 갈증을 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1차전이 열릴 잠실은 LG팬들의 축제였다.
경기 개시 5시간 전에 모든 자리가 팔려 나갔다.
KBO리그 대표 인기팀인 LG답게 그들의 가을을 상징하는 ‘유광잠바’가 홈, 원정 응원석을 가리지 않고 물들였다.
팬들의 열망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아쉬운 결과가 모두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잘 버티던 경기였다.
내야에서 실책이 속출하는 어수선한 초반 상황 속에 선발 케이시 켈리가 실점을 허용했지만, 마찬가지로 KT도 흔들렸다.
고영표도 야수 실책에 눈물지었다.
다만 두 선발 투수가 이후 상황을 잘 추스리면서 2-2 팽팽한 균형이 내내 유지됐다.

승부의 추가 9회초에 움직였다.
시즌 중 철벽 불펜진을 쌓아 올린 LG에서 잡음이 터졌다.
믿었던 ‘마무리’ 고우석이 무너졌다.
마운드에 올라 박병호-장성우를 잘 막아냈지만, 배정대에게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었다.
결국 KT의 뜨거운 ‘가을남자’ 문상철에게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맞고 통한의 결승점을 상대에 헌납했다.
LG는 그대로 반격 없이 2-3으로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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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단이 한국시리즈 1차전을 패하고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팀을 상징하는 마무리의 난조라 더 뼈아프다.
올 시즌 시작부터 삐그덕거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준비하다가 찾아온 어깨 부상으로 인해 첫 스텝부터 꼬였다.
이후에도 잔부상과 부진이 반복되면서 정규시즌 44경기 3승8패, 15세이브로 평균자책점 3.68에 그쳤다.
직전 시즌 42세이브를 수확했던 리그 대표 클로저에게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였다.

KS를 약 일주일 앞둔 지난 1일 연습경기 도중 허리 근육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큰 부상으로 번지지 않아 이날 정상적인 타이밍에 출전했지만, 부진을 피할 수 없었다.
실투 하나에 울면서 뼈아픈 실점을 주고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단순 1패가 아닌 시리즈 흐름을 내줬다는 점이 더 문제다.
타선의 집중력 부재, 내야진의 쏟아진 실책 등 경기 초중반에 쌓여 있던 문제점들도 최종 패배와 함께 더욱 부각된다.
산적한 과제들을 하나씩 풀어가면서 반전을 일궈야 하는 난제가 LG 앞에 도착했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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