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린이 회한-FA대박-명품시계’ 걸고 KS 오른다… “인간 임찬규로 우승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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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임찬규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확 달라진 임찬규가 최고의 엔딩을 꿈꾼다.

2023시즌의 임찬규는 지금까지 알던 임찬규가 아니었다.
긴 프로 커리어에서 뚜렷이 기억에 남을 한 해를 보냈다.
정규시즌 30경기(26선발)에 나서 14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144⅔이닝 55자책점)를 기록했다.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승리, 3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 모두 커리어하이다.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도 개인 최고 2.38이다.
‘토종 에이스’로 LG의 약점인 선발진의 부족함을 탄탄히 메웠다.

시선은 생애 첫 KS 무대로 향한다.
2011년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LG에 도착해 ‘원클럽맨’으로 모든 시간을 함께했다.
하지만 팀이 2002년 마지막 KS 이후 번번이 탈락하며 높은 무대에 설 수 없었다.
이번엔 다르다.
팀 내 달라진 위상과 함께 일찌감치 KS 3차전 선발로 낙점돼 있다.
팀에게도, 임찬규에게도 정말 많은 것이 걸렸다.

임찬규는 대표적인 ‘엘린이(LG 어린이 팬)’ 출신 LG 선수다.
서울 토박이인 그는 팀의 마지막 KS 당시 초등학생으로 시리즈를 즐겼다.
그는 “세세하게 다 기억한다.
경기 날 학교 안 가겠다고 엄마한테 떼쓰던 기억이 난다”며 “선수가 돼 LG의 KS에 등판하는 것만으로 나는 ‘성공한 덕후’다”고 밝게 웃었다.
29년째 이어진 우승 갈증을 제 손으로 풀겠다는 결연한 의지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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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가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생애 처음으로 행사할 자유계약(FA) 권리도 좋은 기폭제다.
당초 지난 시즌 종료 후 행사할 수 있던 권리지만, 그는 부진했던 성적 탓에 고심 끝 ‘FA 재수’를 택했다.
그렇게 만든 성공 신화였다.
KS 호투까지 더해진다면 몸값은 더 오를 수 있다.
그는 “우승하면 차명석 단장님이 말 안 해도 찾아주실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탐나는 선물도 생겼다.
바로 2018년 세상을 떠난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1998년에 ‘다음 우승 시 KS 최우수선수에게 주겠다’고 준비해 둔 롤렉스 시계다.
다만 ‘캡틴’ 오지환이 강력한 열망을 뿜어내자 “(그렇게 원한다면) MVP가 됐을 때 지환이 형에게 주겠다”고 했다.
이에 오지환이 “그렇게 말하면 내가 뭐가 되나”고 웃으며 “우승하면 (MVP 여부 상관없이) 찬규에게 내가 롤렉스를 사주겠다”고 공언했다.

여러 동기부여가 그를 자극한다.
타고난 입담꾼으로 KS 열기를 더했던 그지만, 사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팀의 우승을 바란다.
임찬규는 “인간 임찬규로서 LG의 KS 우승을 하는 게 꿈”이라며 다가올 경기에서의 호투를 약속했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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