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형 몫까지”…김헌곤이 간절해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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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
외야수 김헌곤(삼성)은 이번 포스트시즌(PS)을 앞두고 마음 한 편이 무거웠다.
지난 9일 열린 청백전 도중이었다.
자신이 친 타구가 좌완 투수 백정현으로 향했다.
백정현은 글로브로 막아보려 했지만 오른손 엄지를 거쳐 얼굴까지 맞았다.
왼쪽 눈두덩이 쪽은 타박상 소견을 받았지만, 오른쪽 엄지는 미세골절이 발견됐다.
결국 엔트리에 오르지 못했다.
김헌곤은 “당시 진짜 많이 놀랐다.
타격 직후의 장면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바로 마운드로 뛰어갔다”고 말했다.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을 터. 심지어 백정현과 김헌곤은 한 살 차이 절친한 형-동생 사이다.
김헌곤은 “(백)정현이형은 정신적으로 의지가 되는 동료이자 형이었다”고 설명하며 “고의적으로 맞춘 것은 절대 아니지만, 선수가 다친 것을 보니 마음이 안 좋았다”고 밝혔다.
그런 동생을 위해 백정현은 오히려 밝게 웃었다.
‘괜찮다’고 다독였다.
김헌곤은 “미안하고 고마웠다.
그 말 덕분에 무거운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린 것 같다.
거의 매일 연락한다”고 귀띔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
더 큰 책임감을 느낀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형 몫까지 해봐야겠다 싶더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 경기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LG와의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경기서 타율 0.364, 2홈런을 때려냈다.
10년 만에 다시 밟게 된 KS에서도 마찬가지. 1차전에서부터 1점짜리 홈런포를 가동, 포효했다.
김헌곤은 “PS에선 타격감보다는, 정신력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뭔가 정신없이 한 경기 한 경기, 그냥 막 들이대고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정규리그 내내 김헌곤은 ‘보답’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
팀을 위해,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픈 바람이다.
117경기서 타율 0.302, 9홈런 34타점 등을 작성했다.
김헌곤이 단일 시즌서 3할 이상을 마크한 것은 2018시즌(0.300) 이후 처음이다.
이에 힘입어 삼성은 개막 전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왕좌에까지 도전할 수 있게 됐다.
PS에서도 유효하다.
“팀 내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늘 고민하는 부분이다.
팀을 위해 뭐든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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