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에 있었던 분들이 많아서···” 시즌 중 농담이 현실로, SSG 빈자리 LG 지도자로 채워 넣나[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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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지난 8월 19일 정규시즌 문학에서 열린 LG와 SSG의 경기 후였다.
LG가 화끈한 타격을 앞세워 문학에서 2연승을 거뒀다.
8월 18일에는 8-4 승리, 다음날인 8월 19일에는 11-2 완승이었다.

사실상 18일 승리가 19일 승리를 만들었다.
18일 경기 6회까지 0-4로 끌려갔는데 7회 4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 12회에서 다시 4점을 더해 승리했다.
12회초 정주현과 김민성의 홈런으로 LG가 승기를 잡았고, 이 순간 염경엽 감독까지 홈런 세리머니에 동참해 선수들과 환호했다.

이 기세는 19일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SSG 토종 에이스 김광현과 마주한 LG 타자들은 3회 5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며 전날 역전승 분위기를 재현했다.
선취점은 SSG가 올렸으나 LG 타선은 이날 경기에서만 안타 16개를 터뜨리며 SSG 마운드에 폭격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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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입장에서는 한여름 무더위를 잊게 만드는 시원한 대포였다.
반대로 SSG로서는 올시즌 우승이 쉽지 않음을 느끼게 만든 순간이었다.
이날 패배로 SSG는 2위에서 3위로 내려갔다.
6월부터 무섭게 치고 올라온 KT에 2위 자리를 내줬고, 정규시즌 끝까지 2위를 되찾지 못했다.

이날 경기를 바라본 SSG 관계자는 “올해는 확실히 LG가 힘이 있다.
강하다.
특히 우리 팀 상대로 강하다”면서 “우리 팀에 있었던 지도자분들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내년에는 우리가 LG 지도자분들을 모셔야 하지 않을까”라고 농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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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순도 100% 농담이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KBO리그다.
어제 상대 팀으로 마주했던 이들이 오늘은 같은 유니폼을 입은 동료가 된다.
반대로 어제의 동료가 오늘은 상대 팀 유니폼을 입고 마주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즉 농담도 현실이 될 수 있다.
7일부터 시작하는 LG와 KT의 한국시리즈(KS)가 끝나면 복수의 LG 지도자가 SSG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LG 이호준 타격코치의 SSG 차기 감독 내정설이 기사화된 가운데 이 코치 외에도 SSG로 이동할 코치가 있다.
이 코치가 SSG 지휘봉을 잡는다면, LG 코칭스태프에서 이 코치 포함 최소 3명은 KS 종료 후 SSG로 이적할 전망이다.

1년 전만 해도 양 팀 입장이 반대였다.
LG에 있어 SSG는 아무리 뛰어도 잡을 수 없는 팀이었다.
SSG는 2022시즌 초유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LG는 플레이오프(PO)에서 승리해 SSG와 KS를 바라봤지만 이를 이루지 못했다.
SSG가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LG는 다시 정상을 바라보며 변화를 꾀했다.

변화의 결과가 염경엽 감독, 김정준 수석 코치, 박경완 배터리 코치 선임이었다.
세 명의 지도자 모두 SSG, 혹은 SSG 전신 SK에서 지도자를 맡았다.
김정준 코치와 박경완 코치는 SK 왕조 시대의 주역이었다.
김정준 코치는 2022시즌까지 SSG 데이터 센터장도 맡았다.
데이터 분석팀의 리더였다.

의도한 대로 결과가 나왔다.
올시즌 LG는 상대 전적 12승 4패로 SSG를 압도했다.
시즌 전 나란히 우승 후보로 지목된 팀에 완벽한 우위를 점했다.
특히 문학에서 꾸준히 대포를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 올리곤 했다.
그러면서 2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 KS 직행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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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떡이 커 보이기 마련이다.
리빌딩과 마주한 SSG의 지금 상황이라면 특히 그렇다.
LG의 육성 시스템을 통한 유망주 성장, 그리고 강한 뎁스가 탐이 날 수 있다.
베테랑 의존도가 높은 불펜진과 야수진을 바라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8월 19일 농담은 현실이 되고 있다.
이호준 코치의 감독 내정설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SSG지만 이 코치가 감독 후보군에 있음은 인정했다.
작년 SSG와 과거 두산이 그랬던 것처럼, KS가 끝나면 지도자 이동이 공식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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